수요자 의사 결정 전 정보검색…주택시장 흐름 가늠자
‘부동산 카페 지표’. 부동산 관련 카페의 활성화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일반인에게는 다소 생소한 용어다. 정부가 인정한 공식 지표도 아니다. 그런데 이 부동산 지표가 요즘 주택시장 방향성을 가늠하는 대표 지표로 떠오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 온라인 부동산 카페는 관련 정보를 찾으려는 방문자들로 북적이고 있다. 카페에 가입한 회원수가 늘거나 게시글 수와 댓글, 조회 수 등이 많아진 것이다. 서울 집값이 최근 들썩이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곽창석 도시와 공간 대표는 "집값이 오르거나 거래가 늘 때 부동산 카페 활동이 활발해지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회원 수만 70만명이 넘는 국내 최대 규모의 부동산 온라인 커뮤니티인 네이버 ‘부동산스터디’ 카페의 경우 지난달(1~15일 기준) 카페 활동점수가 105만3184점으로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으로 100만 점을 넘어섰다. 카페 활동점수는 네이버가 매달 상·하순 두 번에 걸쳐 카페 게시글 수, 검색 조회 수, 댓글 수, 가입·조회 회원 수, 앱 구동 횟수 등을 종합해 산출한다.
강영훈 부동산스터디 대표(필명 '붇옹산')는 "카페 활동점수는 부동산 수요자의 관심도와 깊은 관련이 있다"며 "점수 증가는 주택 수요자들이 주택 구입 결정 전에 정보를 검토하는 빈도가 많아졌다는 뜻이다. 이는 곧 거래량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는 추측을 가능케 한다”고 말했다. 주택시장도 부동산스터디의 카페 활동점수와 비슷하게 움직인다는 얘기다.
◇거래 늘 때 활동점수 오르고…시장 침체 때는 카페 활동량↓
실제 활동점수가 높았던 시기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가 많았다. 부동산스터디 활동점수는 지난해 8월 15일부터 10월 31일까지 약 3달간 100만 점을 넘겼다. 당시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8월 7687건, 9월 1만2395건, 10월 1만977건을 기록했다. 활동점수 100만 점을 넘기 전인 지난해 7월(5852건)과 100만 점 밑으로 내려간 11월(3736건)보다 2~3배가량 많은 거래량이었다.
서울 아파트값도 가파른 상승세를 탔다. 지난해 9월 한달 간 1.84% 올랐다. 당시 부동산스터디 카페도 이 같은 상승 기류에 동참했다. 카페 활동점수(지난해 9월 1~15일 기준)가 150만6862점, 월간 조회 수가 1억3150만 건으로 카페 이용량 정점을 찍은 것이다.
이처럼 아파트 가격과 거래량이 카페 이용량과 동반 상승하는 흐름은 지금도 관찰되고 있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전달보다 0.07% 오르면 지난해 11월 이후 8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 가장 최근 집계된 6월 아파트 거래량(4470건)도 지난해 11월 이후 가장 많았다. 이 시기에 걸쳐 부동산스터디뿐만 아니라 ‘아름다운 내집갖기’와 ‘콜럼버스의 부동산정보’ 등 다른 네이버 부동산 카페도 7월 들어 활동점수가 상승했다.
반대로 시장이 잠잠한 시기에는 카페 활동 열기도 식는 분위기다. 강 대표는 “지난해 4월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 제도가 시행되면서 카페 조회 수도 4월 8100만 건, 5월 6600만 건, 6월 6100만 건으로 줄어들었다”며 “이때 주택시장은 거래가 급감하고 가격도 조정받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카페 활동점수가 높아진다면 그만큼 부동산 시장의 상승 에너지도 크다는 뜻”이라며 “부동산 카페 지표를 통해 시장 흐름을 읽고 적절하게 대체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개별 아파트 단지 인기도 측정…대기수요 가늠자?
이처럼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를 통해 시장 전반적인 수요자의 관심도를 확인할 수 있게 되자 이를 더 구체적인 사례에 적용하는 경우도 나타났다.
국토부 아파트 실거래가와 시세를 모바일 앱을 통해 보기 쉽게 만든 '호갱노노'는 포털 실시간 인기검색어처럼 현재 사용자들이 많이 찾아보는 단지 순위를 사용자에게 공개하고 있다. 사용자가 많이 찾아보는 단지는 그만큼 인기가 있다는 뜻으로 대기 수요가 있을 개연성이 큰 셈이다.
심상민 호갱노노 대표는 “현재 아파트 순위는 실시간과 주간·월간으로 나눠서 공개하고 있다”며 “실시간은 분양이나 입주 등 당장 이슈가 있는 아파트 단지가 순위에 많이 오르지만, 주간·월간의 경우 지속적인 인기를 반영하는 것이기 때문에 수요자가 그 주택의 가치를 평가할 때 참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호갱노노에 따르면 실시간 순위는 현재 전부 볼 수 있지만 주간·월간 순위는 따로 3500명 정도의 테스트 사용자에게 먼저 공개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