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그먼, 日수출규제에 “일본이 조금 이상하게 행동하는 게 분명"

입력 2019-09-09 14:15수정 2019-09-09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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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그먼, KSP 기자간담회에서 "디플레 막기 위해 정부의 과감하고 즉각적인 조치 필요"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이 9일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2019 경제발전경험공유시업(KSP) 성과공유 컨퍼런스' 참석차 방한한 폴 크루그먼미국 뉴욕시립대 교수와 면담하고 있다.(사진제공=기획재정부)

2008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미국 뉴욕시립대 교수는 9일 일본 수출규제와 관련해 “일본이 조금 이상하게 행동하는 게 분명하다"고 밝혔다.

크루그먼 교수는 이날 서울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2019 경제발전 경험 공유사업(KSP) 성과 공유 콘퍼런스’ 기조연설 후 기자간담회에서 "(한ㆍ일 무역갈등이) 빨리 해소되기를 바란다”며 이 같이 말했다.

KSP는 한국의 경험을 토대로 개발도상국의 경제발전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이번 행사는 기획재정부, 한국개발연구원(KDI), 수출입은행,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주최로 열렸다.

크루그먼 교수는 “디플레이션이 한국 경제에서 나타나는 것을 막기 위해 정부의 과감하고 즉각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거 일본은 경제가 디플레이션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현재 경기가 나쁜 만큼 한국은 단기적인 대응을 취해야 하며 그럴 여력도 있다”고 평가했다. 단기적인 대응은 확장적 재정정책을 의미한다.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선 “소비 지출을 늘려 경제에 일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다만 이 영향은 크지 않으며, 지금처럼 세계 경기 전망이 어두운 시기에는 정부가 확장적인 재정을 펴 경기를 부양하는 게 훨씬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미·중 무역 분쟁으로 중국발 경제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분쟁 심화는 중국이 위기를 맞는 ‘티핑포인트(Tipping Point)’가 될지도 모른다”고 내다봤다. 이어 “중국은 신용을 확대해 경제성장을 해왔고, 이에 대한 불안감이 있다”며 “불균형이 있는 속에서 무역 분쟁 심화는 티핑 포인트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단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며 나는 여기에 베팅하지는 않는다”고 부연했다. 앞서 크루그먼 교수는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와 2007년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예견한 바 있다.

그는 간담회에 앞선 기조연설에서 미·중 무역갈등 악화에 대해 “세계 2차대전 이후로는 보지 못했던 엄청난 보호무역주의”라며 “미국은 중국, 인도와 무역전쟁을 하고 있으며 한국의 철강산업도 피해를 보게 됐다”고 관측했다. 그는 “한국은 미·중 갈등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다”며 “해법은 최대한 무역 분쟁에서 떨어져 미국, 중국, 유럽연합(EU)과 계속 교역을 하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특히 글로벌 가치사슬 확산 과정에서 기술이전이 나타나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이 성장해왔으나 보호무역주의 대두로 전 세계는 성장 동력을 잃었다고 지적하며 “지식이전이 성장에 중요한 만큼, 초세계화가 한계에 달한 상황 속에서 지식공유를 제도화하고 정부는 공공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에 대해선 “90년대부터 기술발전, 무역의 글로벌화, 투자의 글로벌화 덕을 봤다”며 “2010년 이후로는 그러지 못하면서 과거보다 성장엔진이 둔화했다”고 봤다.

한편,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크루그먼 교수와 면담을 갖고 경제활력 회복과 총요소생산성 제고를 위한 정책적 조언을 구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한국은 단기 경기부양을 위한 재정의 역할을 확대할 여력이 있고, 경기 전망이 빠른 속도로 어두워지고 있으므로 경기부양 조치를 더 많이 실시할 때”라며 “사회간접자본(SOC) 투자와 같이 시간이 걸리는 것보다는 즉각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재정을 통한 단기 부양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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