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경제장관회의 주재…"향후 국내 농업에 직접적 영향…신중이 접근해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0일 “세계무역기구(WTO)에서 다른 개발도상국들이 우리나라의 개도국 특혜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어 향후 개도국 특혜를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대외경제장관회의를 주재하고 “개도국 특혜는 향후 국내 농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사안으로 매우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며 이 같이 말했다.
WTO 개도국 특혜 관련 동향과 대응 방향이 대외경제장관회의 공식 안건으로 논의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비교적 발전한 국가’가 WTO에서 개도국 지위를 인정받는 것에 문제를 제기하고, 90일 시한 내 WTO가 진전된 안을 내놓지 못하면 해당 국가에 대한 개도국 대우를 일방적으로 중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홍 부총리는 “정부는 사안의 중요성을 감안해 그 어느 때보다 신중함을 유지하면서 다음의 3가지 원칙 하에 대응해 나가고자 한다”며 “국익을 최우선으로 하고, 우리 경제 위상, 대내외 동향,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 모든 요인을 종합적으로 따져보고, 농업계 등 이해당사자와 충분한 소통을 기울여나가겠다”고 밝혔다.
단 “분명한 것 중 하나는 현재 WTO에서 논의되고 있는 개도국 특혜 이슈는 해당 국가들이 기존 협상을 통해 확보한 특혜를 포기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의 WTO 협상에서 개도국 특혜를 적용받을 수 있을지에 관한 사안이라는 점”이라며 “따라서 우리의 경우에도 농산물 관세율이나 WTO 보조금 규모 등 기존의 혜택에 당장 영향은 없는 것이며, 현재 마무리 단계에 있는 쌀 관세화 검증 협상 결과도 영향을 받지 않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쌀 관세화와 관련해선 “우리나라는 2015년부터 쌀에 대해 513% 관세화와 일정쿼터물량에 대해서만 저율관세를 허용하고 그 초과분은 고율관세를 부과하는 TRQ제도를 병행해 시행해 왔으나, 미국·중국·호주·태국·베트남 등 5개국은 높은 관세율 및 TRQ 운영방식의 변동성 등을 이유로 WTO에 이의를 제기해왔다”고 설명했다.
단 “정부는 5개국과 협의를 진행하여 현재 합의 마무리 단계에 와 있으며, 국가별 쿼터(CSQ)가 기존 TRQ인 40만9000톤 내에서 배분되었고 기존 513% 쌀 관세율도 유지되므로 우리 농업에 추가적인 부담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정부는 합의서 서명 등 후속절차를 진행해 쌀 관세화 검증작업을 조속히 마무리하는 한편, TRQ 협상 결과 및 향후 운영계획 등에 대해 농업인 단체에 자세히 설명하는 등 적극 소통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선 WTO 개도국 특혜 관련 동향 및 대응 방향, 쌀 관세화 검증 결과 및 향후 추진계획과 함께 글로벌 통상규범 동향 및 대응 과제, 신남방 3개국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동향 및 향후 계획 등 4개 안건이 논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