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직원공제회가 매각을 추진 중인 더케이손해보험에 대한 금융지주사의 관심이 저조하다. 하나금융그룹만이 거의 유일하게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인수 시너지에 대한 기대가 낮은 탓이다.
1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금융지주사들은 자동차보험에 특화된 더케이손보의 특성으로 인해 인수전 불참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보험은 금융지주사와의 시너지가 적다”고 말했다. 금융지주사들이 비은행 부문을 키우려 보험을 비롯한 금융회사를 인수 중이지만 이번 인수전은 수익에 도움이 될 여지가 적다는 것이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방카슈랑스 관련 규제로 인해 은행 창구에서는 자동차보험 판매가 불가능하다. 금융지주사가 더케이손보를 인수해도 은행을 통한 판매 채널 시너지가 저조할 수밖에 없다.
방카슈랑스는 저축성보험을 위주로 판매해왔다. 저축성보험은 단기간에 보험업계의 외형을 키우는 데 기여했다. 그러나 최근 금리 인하로 역마진 리스크가 높아졌다. 2022년 IFRS17(새 국제회계기준)이 도입됨에 따라 자본 확충 부담도 커진다. 더케이손보도 이미 저축성보험을 늘린 데 대한 부담을 지고 있다.
자동차보험은 손해율이 높아져도 보험료를 인상하기 쉽지 않아 수익을 내기 어렵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보험료는 금융당국의 압박으로 인상이 쉽지 않아 이익을 내는 데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자동차보험은 4184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금융당국은 자동차보험은 원칙적으로 보험사가 자율적으로 인상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자동차보험은 의무보험인 데다 소비자 물가지수에 포함되기 때문에 정부와 금융당국이 무언의 압력을 가하고 있다.
한편 더케이손보에 관심 있을 것으로 예상됐던 우리금융지주는 동종 업계 매물인 MG손해보험에 투자를 앞두고 있다. 이에 더케이손보 인수는 검토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금융은 MG손보 인수를 위한 JC파트너스의 프로젝트펀드에 투자하기로 했다.
더케이손보는 2003년 교직원공제회가 100% 출자해 만든 종합손해보험업체다. 교원자동차나라로 시작해 2008년 더케이손해보험으로 이름을 바꿨다.
지난해 더케이손보는 영업손실 126억 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교직원공제회는 수차례 유상증자에 참여해 자금을 지원했으나 외형과 이익증가세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경영 활성화 방안으로 더케이손보의 매각을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