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45년 세계에서 가장 늙은 나라 '한국'…실버푸드 시장 선점 경쟁 뜨겁다

입력 2019-12-0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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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사회를 넘어 초고령사회 진입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식품기업들이 시니어 푸드 개발에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가정간편식(HMR) 제조사와 급식·식자재 공급 기업들은 앞다퉈 씹기 쉬운 연화식을 선보이고 있고, 유업계도 노인들을 위한 기능성 제품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통계청이 9월 발표한 ‘세계와 한국의 인구 현황 및 전망’에 따르면 2045년 한국의 고령인구 비중은 37%로 조사 대상 201개국 가운데 가장 높다. 이는 이미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일본을 0.3%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현재 고령인구 비중의 2배를 넘어서는 수치다. 한국의 초고령사회 진입 시기는 2026년이다.

급속한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국내 실버푸드 시장도 급성장세다. 농식품부가 전망한 실버푸드 시장은 내년이면 16조 원에 이를 전망이다. 9년 전인 2011년(5104억 원) 대비 30배 이상 커졌다.

2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식품기업들이 노인을 겨냥한 맞춤형 식품 개발에 뛰어들면서 초고령사회에 대비하고 나섰다. 실버푸드 개발을 두고 기존 라이벌 기업 간의 대결구도까지 형성되고 있다.

▲남양유업 '하루근력'

남양유업은 최근 한국통합의학회 근감소증연구회와 공동 설계한 고령친화식품 ‘하루근력’을 선보였다. 하루근력은 분말 스틱 형태로 제조돼 가볍게 물에 희석해 단백질, 칼슘, 마그네슘 등 부족하기 쉬운 6대 영양성분을 섭취할 수 있는 제품이다. 남양유업은 9월 ‘중장년 전용우유 하루근력’을 내놓기도 했다.

▲매일유업 '셀렉스' (매일유업 제공)

유업계 맞수인 매일유업은 지난해 10월 일찌감치 고단백 영양제 ‘셀렉스’ 3종을 출시했다. 셀렉스는 액상 파우치 음료 ‘매일 마시는 프로틴’과 간식 형태의 ‘매일 밀크 프로틴바’, 분말 형태로 물이나 우유에 희석해 즐기는 ‘매일 코어 프로틴 스틱’ 등으로 구성됐다. 셀렉스 역시 단백질과 영양성분을 섭취할 수 있도록 설계된 제품이다.

두유의 대명사 정식품도 국산 검은콩에 칼슘과 칼슘의 흡수를 도와주는 비타민D, 단백질을 담은 ‘베지밀 5060 시니어 두유’로 초고령화 시대를 정조준했다. 이 제품은 출시 2년 만인 3월 누적판매 1000만 개를 돌파했다.

HMR와 급식 강자들도 앞다퉈 연화식 브랜드를 론칭하며 시장 선점 경쟁이 한창이다. 연화식은 치아가 약해 육류 섭취를 꺼리는 노인들을 위해 씹기 쉽게 만든 특수식이다.

▲현대그린푸드 그리팅소프트 (사진제공=현대백화점그룹)

아워홈은 병원, 실버타운 등과 연계한 B2B 연화식을 내놓은 데 이어 HMR 제품까지 라인을 확대했다. 아워홈은 효소를 활용해 육류, 떡, 견과류를 기존보다 50% 이상 부드럽게 만드는 데 성공했다. 2016년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의 고부가가치식품 개발사업 일환으로 연화식 기술 개발에 도전한 아워홈은 지난해 특허까지 획득하며 관련 분야를 선도하고 있다.

현대그린푸드는 연화식 브랜드 ‘그리팅 소프트(Greating Soft)’를 론칭하고 육류 3종, 생선류 3종, 견과 및 콩류 6종 등 총 12종의 HMR를 내놨다. ‘더 부드러운 갈비찜’ 등은 잇몸만으로도 씹을 수 있고 생선 제품은 뼈째 먹을 수 있도록 했다. 기존 음식을 최대 10분의 1 수준으로 연화시킨 것이 특징이다.

국내 1위 급식업체 삼성웰스토리도 올해부터 연내에 연화식 케어푸드 브랜드 ‘라라밀스’를 선보이고 B2C 시장에 진출한다.

식품업계에서는 초고령화사회를 목전에 둔 상황에서 실버푸드로 눈을 돌리는 기업이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세계 최저 수준의 출산율과 기대수명이 늘어나면서 식품기업들이 인구 비중이 높아진 노인인구에 주목하고 있다”며 “시니어들의 사회 활동 증가로 과거보다 소비수준이 높아진 점도 관련 시장을 키우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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