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오현주 대변인은 3일 국회 정론관에서 성남 어린이집 성폭력 관련 발언을 한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을 겨냥해 “매우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며 유감의 뜻과 함께 제대로 된 사과를 촉구했다.
그는 “이번 사건으로 국민의 우려가 매우 높은 상황에서, 사실관계를 책임있게 확인하고 대책을 세워야할 장관이 잘못된 문제의식을 갖고 있는 것이 드러났다. 매우 유감스럽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이어 “박능후 장관의 발언은 전형적인 가해자 중심의 발언으로, 피해 아동과 부모에게 다시 상처 주는 것이다. 명백한 잘못에도, 장관이 직접 사과하기는커녕 보건복지부가 트위터를 통해 사과문을 올린 것도 납득하기 어렵다. 박능후 장관은 잘못된 발언임을 인정하고 제대로 사과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 대변인은 “아울러 아동 성폭력 피해 상담 건수가 증가하고 있고, 특히 영유아 간 성폭력 사건도 꾸준히 발생하는 상황이다. 어린이집에서 유사한 사고가 반복되고 있는데, 보건복지부가 이번 사건을 더 엄중하게 인식하길 촉구한다. 또한 교육과 제도적 장치 등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하는데 나서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박 장관은 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성남 어린이집 성폭력 사건의 대책을 묻는 질문에 "발달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것일 수 있는데, 과도하게 표출됐을 때 어떻게 처리할 것이냐 문제가 있기 때문에 전문가들 의견을 듣고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복지부는 같은날 공식 SNS를 통해 "국회에서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의 발언으로 마음의 상처를 입으셨을 피해 아동과 부모님, 그리고 안타까운 마음으로 지켜보고 계시는 국민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복지부는 관련 기관과 함께 피해 아동에 대한 적극적인 보호 치료를 최우선으로 진행하겠다"며 "사실관계를 확인해 이런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어린이집 대상 교육 등에 힘을 다하겠다"고 했다.
성남 어린이집 성폭력 의혹 사건은 성폭력 피해를 입은 여자 어린이(5) 부모가 지난달 2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어린이집에서 성폭행을 당했습니다'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리면서 비롯됐다.
피해 아동 부모는 "딸아이가 국공립 어린이집에서 같은 반 또래 아동에게 성폭력 피해를 당했지만 만 5세에게는 아무런 법이 적용되지 않아 부모는 아무것도 할 수 있는 일이 없어 매일 지옥 속에 살고 있다"고 호소했다. 해당 부모는 현재 법적 대응을 준비하는 상태다.
반면 가해 아동 측 부모는 "문제 행동이 있었다"고 인정하면서도 "부풀려진 부분이 있다며 허위사실 유포에 따른 법적 대응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