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세이도, 36년 만에 일본 신공장 가동하지만…‘한국·중국 리스크’에 울상

입력 2019-12-18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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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관계 악화·홍콩 시위 등 예상외 역풍에 신공장 수익 공헌 못할 것 우려

▲시세이도 감가상각액과 실적 추이. 위: 감가상각액. 단위 억 엔/아래: 매출(앞)과 순이익(뒤) 추이. 단위 조 엔. 출처 니혼게이자이신문
일본 대표 화장품 업체 시세이도가 36년 만에 자국에서 신공장을 가동한다. 그러나 최근 불거진 한일 관계 악화와 홍콩 시위 등 ‘한국·중국 발(發) 리스크’에 신공장이 회사 계획대로 수익에 공헌할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18일(현지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지적했다.

시세이도는 연말로 들뜬 분위기 속에서도 24일 크리스마스이브에 도치기현 오타와라시에 고급 색조 브랜드인 ‘나스(NARS)’ 신공장을 가동한다. 그만큼 새 공장에 거는 기대가 크다.

시세이도는 2년 전 방일 관광객 수요와 중국 내 ‘메이드 인 재팬’ 제품 판매 호조에 따라 나스 공장을 신설하기로 결정했다. 나스 공장에서는 중·고가 가격대의 스킨케어 제품인 ‘에릭실’ ‘입사(Ipsa)’ 등을 생산한다. 그 목적은 기회손실 만회다.

시세이도는 올여름만 해도 생산능력이 수요를 감당하지 못해 기회손실에 시달리고 있었다. 시세이도는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는 일본산 화장품이라는 좋은 이미지로 중국에서 인기가 높아져 현지 매장 판매가 증가한 것은 물론 방일 관광객 수요도 급증했다.

시세이도는 지난해 수요에 못 미친 생산능력으로 매출에서 500억 엔(약 5327억 원), 영업이익에서는 200억 엔을 올릴 기회를 놓쳤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1083억 엔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그만큼 ‘놓친 물고기’가 컸다는 의미다.

이에 시세이도는 나스 공장에 이어 내년 하반기에는 오사카 이바라키 공장, 2022년 상반기는 후쿠오카 구루메 공장을 잇따라 가동시킨다. 3개의 신공장과 기존 공장 업그레이드 비용을 포함하면 설비투자액은 1700억 엔에 달하고 일본 내 6개 공장 체제가 완성된다.

문제는 갑자기 불거진 한국·중국 리스크다. 마이클 쿰스 시세이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예상치 못한 역풍이 불고 있다”고 한탄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한일 갈등으로 한국에서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확산하면서 시세이도도 영향을 받고 있다. 또 시위사태 영향으로 중국 본토에서 홍콩을 찾는 관광객이 크게 줄면서 현지 매출이 크게 줄었다. 그만큼 감가상각비도 팽창했다.

또 도쿄증시에서 시세이도의 대규모 투자에 대해 신중한 견해가 많아졌다. 골드만삭스증권의 야마구치 게이코 애널리스트는 11일자 보고서에서 “시세이도의 생산설비 투자는 가장 중요하지만, 단기적으로는 그 효과를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JP모건증권의 쓰노다 리쓰코 애널리스트도 “증산 투자가 리스크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시세이도는 사업계획에서 내년 영업이익 1500억 엔 초과라는 목표를 내걸고 있지만, 시장 예상치는 1402억 엔으로 회사 계획보다 적다. 시세이도 주가는 10월 말 연중 최고치를 찍고 나서 지금까지 14%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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