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지·호텔·놀이공원 개인 소유…여름엔 사람으로 가득한 펑라이
우리는 중국을 흔히 ‘대륙’이라 칭한다. 거대한 땅덩어리만큼 듣도 보도 못한, 온갖 신기한 일들이 벌어질 때는 ‘역시 대륙 스케일’이라고 말하며 혀를 내두르기도 한다. 대륙이 간직하거나 개발한 문명을 보며, 문화적 충격을 받을 때도 많다. 산둥반도 역시 대륙의 스케일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지점들이 곳곳에 펼쳐져 있었다.
전날 저녁 출발한 대룡훼리는 이튿날 오전 9시 롱옌항에 도착했다. 중국 화북 지역에 있는 산둥성은 인구 1억 명에 전체 면적이 15만㎢에 이른다. 산둥성만 해도 대한민국의 1.5배가량 크다. 우리가 내린 항구가 국가가 아닌 시시하구(서하구) 그룹의 소유라고 해 깜짝 놀랐다.
중국은 관광지를 역사와 문화적 가치에 따라 1A~5A 등급으로 나눈다. 롱옌항에서 중국 산둥성 펑라이(봉래)로 이동했다. 펑라이 북쪽 해안가에 있는 팔선과해 풍경구가 최상위 관광지로 꼽힌다. 관광 면적은 5.5만㎢로, 이 안에 약 40여 곳의 주요 관광지가 밀집해 있다. 한마디로 거대한 관광지 안에 볼거리가 마흔 개가 넘는다는 의미다.
이 관광지 역시 개인이 소유하고 있었다. 가장 놀란 것은 관광지 내 대표 볼거리로 꼽히는 팔선문화박물관에 있는 것들도 그들의 소유물이란 점이다. 1층엔 여덟 신선의 목조도와 클래식 가구들이 전시돼 있고, 2층엔 옥 공예품, 자기, 철기 등 예술 진품이 전시돼 있다. 진귀한 것들이 한곳에 모여있어 행동이 조심스러워질 수밖에 없었다.
팔선과해관광구는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조롱박’이 바다에 가로로 눕혀져 있는 모양새다. 주변 해역은 하늘이 높고 바다가 넓어서 경치가 장관이다. 중국에서 처음 신기루가 발생한 곳이라는 전설도 있다. 관광지 안에 있는 다리는 신선이 건너온 다리라고 한다. 팔선사는 아시아에서 제일 큰 옥불사라고 한다. 도교와 불교, 유교의 색채가 한데 혼합돼 있어 중국 건축예술의 온상지처럼 느껴진다.
팔선과해관광구에서 동쪽으로 200m 떨어진 곳에 있는 삼선산풍경구도 방문했다. 삼선산에는 신선이 살았다고 전해지며, 불로장생 할 수 있는 영약이 있다고 한다. 과거 진시황과 한무황제가 불로장생을 바라는 마음으로 동쪽 순찰을 나섰을 때 이곳을 방문했다고 한다. 불로장생의 전설을 모티브로 건축된 관광지라고 하니, 집중력이 고조됐다.
삼선산풍경구에서 차를 타고 10분 동안 이동했다. 개관한 지 한 달도 안 된 5성급 신생 호텔인 ‘나이트 호텔’에서 묵게 됐다. 3개 건물로 이뤄진 이 호텔은 건물마다 각각 240개의 객실을 보유하고 있다. 이 호텔은 여름철 ‘만실’을 자랑한다. 펑라이가 해변에 있어서 중국인들도 이곳을 여름 휴가지로 꼽는다. 호텔의 바로 맞은편에 있는 ‘올레포트 드림월드’도 관광객의 사랑을 받고 있다.
크리스털 라이트를 배경으로 한 로비 전체에 화려한 레이저 조명을 설치하는 등 화려함의 ‘완결판’이었다. 과거 유럽 중세시대 기사 문화를 테마로 고전적인 유럽 스타일로 호텔을 꾸몄다. 호텔 로비는 높이 36m이며, 지붕은 24K 골드로 만들어졌다. 또 한 번 대륙의 스케일을 실감한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