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암학회(AACR)는 100년 넘게 활동하고 있는 전 세계적인 암학회다. 세계 각지에서 암과 싸우고 있는 의사, 연구자, 제약기업 종사자 등 수만 명의 사람이 회원으로 가입돼 있다. 이들은 1년에 한 번 연례 학술대회에 모여 연구한 내용을 발표하고 토론한다. 약 일주일간 진행되는 발표와 세미나의 목록만 정리해놓은 책자의 면 수가 200쪽을 훌쩍 넘는다.
기대수명이 길지 않았을 때 암은 운 나쁘게 걸리는 질병이었다. 그러나 이제 암은 살아가다 한 번은 만나는 질병으로 그 지위가 바뀌었다. 지위가 바뀌니 대접도 달라졌다. 과학자들은 암 치료제 개발을 위해, 첨단 과학을 가지고 달려든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태어난 대표적인 주인공이 '면역항암제'다.
새 책 '면역항암제를 이해하려면 알아야 할 최소한의 것들'은 이런 면역항암제의 역사, 개념, 현황, 앞으로의 전망에 대한 전체적인 지도를 그려주는 책이다. 지도를 그려낸 이는 의사도, 생명과학 혹은 생명공학 전공자도 아니다. 재료공학을 전공했고, 지금도 대학에서 재료공학을 가르치는 공대 교수다.
'면역항암제를 이해하려면 알아야 할 최소한의 것들'의 저자는 '면역'과 '암'을 주제로 전 세계 곳곳에서 열리는 크고 작은 학술대회에 빠지지 않고 참여해 공부하는 것으로 면역항암제를 연구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유명하다. 공대 교수이니 면역이나 암과는 거리가 있을 것이라 오해할 수 있지만, 저자는 2002년 박사학위를 밟을 때부터 2019년 현재까지 면역학과 공학을 융합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이 책은 공대 교수인 연구자가 면역학과 면역항암제에 질문을 갖고 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얻게 된 지식을 대중과 공유하려는 작업이다.
책의 내용은 제목대로 '면역항암제를 이해하려면 알아야 할 최소한의 것들'이다. 우선 면역항암제의 역사를 개괄하는 작업으로 시작해 면역항암제에 대한 아이디어, 도전, 실패, 이를 극복해내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과정을 소개한다.
또한 성과와 한계에 대해 짚어보고 면역항암제의 미래에 대한 전망을 고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