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차 앞서는 직렬 6기통 3.0 디젤…현대ㆍ기아차 가진 첨단 기술 총망라
제네시스의 첫 SUV인 GV80은 여러 면에서 이전 제네시스와 궤를 달리한다.
먼저 차의 뼈대인 플랫폼이 진화했다. 2008년 첫선을 보인 현대차 제네시스(BH)가 1세대 후륜구동 플랫폼이다. 이어 2015년 브랜드 출범과 함께 선보인 G80이 2세대다. 이때부터 상시 네바퀴굴림 시스템인 H-트랙이 추가됐다.
첫 번째 SUV인 GV80은 가장 진보한 3세대 후륜구동 플랫폼이다. 올해 선보일 G80 후속 모델 역시 GV80와 같은 메커니즘을 쓴다.
제네시스는 GV80 출시와 함께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엔진 △굴림방식 △컬러 △옵션 패키지 등 차량을 원하는 대로 구성할 수 있는 ‘유어 제네시스(Your Genesis)’ 시스템을 새롭게 도입했다. 경우의 수를 따져보면 10만 가지가 넘는 GV80을 고를 수 있다는 게 제네시스 측의 설명이다.
여러 가지 트림을 만들고 트림별로 옵션을 차별화하는 게 아니다.
기본가격 6580만 원을 시작으로 갖가지 옵션을 더하는 방식이다. 편의 장비를 가득 채우면 차 가격은 9000만 원에 육박한다.
디자인은 커다란 5각형 프론트 그릴도 제네시스 엠블럼의 중앙 5각형을 고스란히 옮겨왔다. 이 모습은 다음 세대가 아닌, 앞으로 제네시스의 상징이 될 전망이다.
예컨대 독일 스포츠카 브랜드 포르쉐가 동그란 헤드램프를 앞세워 강렬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한 것과 마찬가지다. 제네시스 역시 GV80을 시작으로 커다란 5각형 그릴과 2줄의 전조등 형상을 지켜나간다.
실내는 여백의 미를 충분히 살렸다. 앞으로 등장할 제네시스 후속들 역시 비슷한 모양새로 진화한다.
현대차그룹의 새 모델을 통틀어 가장 큰 사이즈의 중앙 디스플레이는 14.5인치에 달한다. 변속기 레버는 다이얼 방식으로 바뀌어서 손으로 쉽게 돌려가며 전진과 후진을 고를 수 있다.
엔진은 직렬 6기통 3.0리터 디젤을 얹고 최고출력 278마력을 낸다. 같은 배기량의 BMW 30d(265마력), 메르세데스-벤츠 350d(272마력)를 앞선다.
현대차는 이미 꽤 괜찮은 V6 3.0 디젤 엔진을 갖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과거 베라크루즈와 기아차 모하비 등에 얹었다.
그러나 새로운 배기가스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서 V6 엔진 대신 직렬 6기통 엔진을 새로 만들었다.
같은 이유 때문에 최근 독일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역시 다시금 '직렬 6기통 엔진'으로 복귀 중이다.
제네시스 GV80은 여러 측면을 따졌을 때 원가를 따지지 않고, 다양한 첨단 장비를 가득 담았다.
엔진만 해도 새로 개발한 엔진이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두루 사용 중인 R엔진(직렬 4기통 2.0 또는 2.2 디젤)은 현대ㆍ기아차 7가지 모델에 주로 쓰인다. 사용 영역이 넓은 만큼 대량 생산 중이고, 그만큼 원가도 크게 낮아졌다.
반면 새로 선보인 직렬 6기통 3.0 디젤 엔진은 유일하게 제네시스 GV80에만 장착된다.
아직 출시 초기 단계인 만큼 이윤을 챙길 여력이 없고, 향후 추가로 다른 모델로 사용 범위를 넓혀야 이익을 낼 수 있는 엔진이다.
현대차 역시 제네시스 GV80의 다양한 옵션과 편의 장비, 기술 등을 강조하면서 수익성을 거론하지 않았다.
나아가 제네시스의 최고봉은 분명 G90이지만 기술적으로 가장 진보한 모델은 GV80이라고 강조한다. 그만큼 첨단 장비가 가득하다. 이른바 ‘테크니컬 플래그십’이라는 뜻이다.
이원희 현대차 사장도 출시 행사를 통해 자신감을 피력했다. 그는 “GV80에는 종전 SUV와 차별화된 디자인과 최첨단 기술을 바탕으로 새로운 안전 및 편의 사양들을 담아 고객 여러분이 더 안전하고 편안하게 운전하실 수 있도록 개발했다”며 “앞으로도 오직 고객의 니즈에만 집중해 제네시스만이 제공할 수 있는 차별화된 디자인, 품질, 서비스를 만들어 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