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영향에 언택트 소비 확산 덕…1만원 쿠폰 할인 등 파격 마케팅 펼쳐
편의점 배달 서비스 시장에서 CU와 GS25가 한 판 붙는다. CU가 치고 나간 배달 시장에 GS25가 배달 점포 확대와 파격 할인으로 도전장을 내면서다. 사업성에 대한 의구심으로 적극 진출하지 않았던 편의점들이 코로나19에 따라 언택트 소비가 확대되면서 적극 뛰어드는 모양새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는 지난해 4월부터 배달 플랫폼 ‘요기요’와 손잡고 10여 곳의 직영점에서 테스트 운영했던 배달 서비스를 전국 GS25 가맹점 1200곳으로 확대한다고 3일 밝혔다. 지난 2일 서울과 경기, 강원, 제주 등 전국 600여 가맹점에 1차 오픈한 데 이어, 23일에는 600여 가맹점에 배달 서비스를 추가하기로 했다.
배달 서비스에는 위치 기반 및 실시간 재고 연동 기술을 사용한 GS리테일의 3세대 시스템이 적용된다. 고객은 요기요 앱에 접속해 위치 기반으로 배달 가능한 GS25 매장을 확인하고, 주문하려는 상품 재고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다. 상품 가짓수도 식품과 생필품 360종에서 110종을 추가한 총 470종으로 대폭 확대했다.
이례적으로 마케팅도 파격적으로 나선다. 주말(금, 토요일) 3000원 자동 할인에 이어 이달 27일부터 내달 5일까지는 일반 고객에게 최대 1만 원 쿠폰 할인을 제공한다. 요기요 슈퍼클럽 회원은 추가로 3000원 정액 할인까지 가능하다. 홍보를 위해 사실상 주말 무료 배송을 제공하는 데 이어, 1만 원 상당의 상품을 사실상 ‘공짜’로 주는 셈이다.
아울러 요기요를 통한 배달 매장을 매월 1000개씩 늘린다는 계획이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차별화 상품 및 파격적인 행사를 지속 선보여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 한편 배달 수요 예측 등 맞춤 정보를 제공해 가맹점의 매출 및 수익 향상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편의점 배달 서비스는 일찌감치 출점 절벽에 따른 대안으로 떠올랐지만, 업체들은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진 않았다. 전국 방방곡곡에서 접근성이 워낙 좋은 데다 배달 수수료를 부담하면서까지 소비자들이 이용하겠냐는 의구심 때문이었다. 게다가 치킨 판매를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치킨 프랜차이즈의 반발도 걸림돌이었다.
CU는 2010년, GS25는 2016년 각각 처음으로 시범 배달 서비스를 내놨지만 적극적이지 못했던 이유도 이 때문이다. CU가 지난해 4월 정식으로 배달 서비스에 도입했지만, 비슷한 시기에 요기요와 손잡은 GS25가 1년 후에나 정식 서비스를 내놓은 배경도 같다. 여러 업체가 참여해 파이를 나누기에는 시장성이 적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다.
하지만 분위기가 반전됐다. 편의점 치킨 판매가 정착된 데다, 배달의민족의 ‘B마트’나 롯데마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등이 요기요를 통해 배달 서비스에 나서면서 소비자들은 자연스레 편의점 배달 서비스에 대해서 관심을 갖게 됐다. 코로나 19 확산으로 언택트 소비 문화가 자리 잡은 영향도 있다. 실제로 CU의 요기요 서비스는 2월 한 달 동안 평소 대비 70% 껑충 뛰었다. 배달 상위 점포에서는 하루 최대 200건 이상 주문 신청을 받기도 했다.
배달 선두 업체 CU는 GS25의 추격을 피해 일찌감치 달아났다. 2월 말 기준 4000개에서 제공하는 요기요 배달 서비스를 이달 내로 5000개로 확대하기로 했고, 네이버 간편 주문을 통해 서비스를 실시해 주문 채널도 확대한다. 우선 대상은 CU선릉역점, CU신림동카페점 등 가맹점 2곳으로 한 달간 테스트 운영을 거쳐 네이버 주문 역시 상반기 내로 전국 3000개 점포로 확대할 계획이다.
세븐일레븐은 지난달 주문·배달앱 ‘요기요’와 함께 배달 서비스에 나섰다. 먼저 수도권을 중심으로 상권별 주요 거점 10개 점을 선정해 시범 운영하고, 향후 주문 채널과 운영 점포를 순차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이마트24도 올해부터 35개 직영점에서 배달 서비스를 시작하며 시장에 가세했다. 미니스톱은 요기요와 지난해 7월부터 사당역점, 봉천역점, 여의IFC점, 강남센터점 등 5개 직영점에서 시범 테스트 중이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당초 적극적이지 않은 GS25가 사실상 공짜 프로모션까지 전개하며 배달 서비스에 적극 가세했다”면서 “언택트 소비 확산에 따라 편의점 업계 전체가 배달 서비스 강화에 나설 것”이라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