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6년 만에 월간 사용자 수가 200만 명
'지금 이 순간, 집을 구하러 다니는 사람들이 어떤 정보를 필요로 할까. 어떻게 하면 빠르게 적용할 수 있을까.' 심상민 호갱노노 대표는 늘 고민한다. 전국 아파트 실거래가 시세 정보를 제공하는 프롭테크(Prop Tech. 부동산과 기술의 합성어) 기업 호갱노노는 애플리케이션 하나에 이미 다양한 정보를 집약하고 있지만 지난 17일 인터뷰를 진행한 심 대표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는다.
호갱노노는 창업 6년 만인 올해 월간 사용자 수가 200만 명을 넘을 만큼 '핫'한 앱이다. 지난해 12월 한 모바일 기업의 조사 결과 호갱노노는 부동산 카테고리 앱 분야에서 11개월 만에 5위에서 2위(사용자 수 기준)으로 껑충 뛰어 올랐다.
호갱노노가 단숨에 폭발적으로 성장한 건 시장의 동향과 수요자의 니즈를 간파해 이를 빠르게 기술로 구현하기 때문이다. 심 대표는 "호갱노노 18명 중 개발자가 11명이다. 개발이 속도를 낼 수 있게 한 명의 개발자가 하나의 기능을 담당한다. 한 기능의 첫 기획부터 개발까지 모든 과정을 책임지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책임은 무겁지만 일반적인 조직의 의사결정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속도감은 남다르다.
실제 호갱노노는 최근 분양에 나선 단지들의 30일간 접속자 수를 그래프로 확인하는 기능을 새롭게 추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대부분의 분양 단지가 사이버 모델하우스를 열면서 청약결과가 나오기 전까진 해당 단지에 대한 시장의 관심을 예측하기가 어려워져서다. 호갱노노는 해당 단지 접속자의 접속 지역과 연령대 등을 확인하는 기능도 개발 중이다.
효율성의 극대화도 호갱노노 성장의 동력이다. 호갱노노 앱을 실행하면 가장 먼저 뜨는 화면이 지도다. 지도 위 아파트를 클릭하면 실거래가가 주식 차트처럼 펼쳐진다. 여기다 학군, 교통, 일조량, 인구이동 등의 정보를 낱낱이 보여준다. 손가락 몇 번의 클릭이면 원스톱으로 정보를 해결할 수 있다. 실시간 접속자 수를 통해 관심 단지와 지역도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부산 일부 지역이 규제 지역에서 해제될 당시 발표 시점부터 40분 동안 부산 아파트 4곳이 실시간 순위 10위 안에 들었다.
심 대표가 이처럼 다양한 정보를 심는 건 집을 구하는 사람들이 정보 불균형으로 피해를 입지 않게 하려는 '경험'과 '배려' 때문이다. 사명 그대로 호갱이 되지 말라는 것이다. 그는 "인터넷에서 파는 모자도 상품 설명이 A4용지로 17장에 달할 만큼 방대한데 호갱노노가 나오기 전 부동산 사이트들이 제공하는 정보는 2장에 불과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조차 같이 볼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는 심 대표가 6년 전 호갱노노를 설립한 이유기도 하다. 호갱노노는 노령층도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단순한 인터페이스(UI)를 만들기 위해 힘쓰고 있다.
호갱노노는 일방적인 통계ㆍ분석앱이 아닌 참여형 앱이기도 하다. 17일 기준 이 앱의 서울 송파구 '잠실엘스' 단지 정보엔 716개의 이야기가 쌓여 있다. 우리 동네 개발 계획은 물론 단지 사진, 인테리어 정보 등 '살아본 사람들'의 이야기다. 집을 구하는 사람들에게 중요한 정보기도 하다. 차곡차곡 쌓인 이야기와 댓글은 130만 개가 넘는다.
그는 호갱노노가 집을 구하는 과정의 패러다임을 변화시켰다고 말했다. 심 대표는 "과거에 매물 정보만 보고 중개업소에 찾았다면 이제 실거래가는 기본적으로 알고 집을 구한다. 굉장한 변화다"라고 자부했다.
심 대표는 호갱노노 같은 프롭테크 기업이 앞으로 부동산 산업 변화의 주축이 될 것으로 봤다. 그는 "그간 호갱노노가 가진 기술로 사용자의 패러다임을 바꿨다면, 앞으로 이 기술로 부동산 분야의 다른 문제들을 해결해 보고 싶다"는 포부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