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의 CJ헬로 지분 인수와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의 합병이 최종 승인된데 이어 현대HCN의 케이블TV 사업이 매물로 나오면서 유료방송 인수합병(M&A) 2차전의 막이 올랐다. 업계는 현대HCN을 시작으로 잠재 매물로 거론됐던 나머지 복수종합유선방송사(MSO)들도 올해 M&A에 나설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현대HCN은 30일 공시를 통해 방송·통신 사업부문을 물적 분할하고, 이후 따로 떼어낸 케이블TV사업부문의 매각 추진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현대HCN의 지난해 매출은 2928억 원, 영업이익은 408억 원이다. 유료방송사업자의 기업가치는 가입자 1인당 가격을 기반으로 환산하는데, LG헬로비전의 사례를 대입해 1인당 가치를 약 38만 원으로 평가해보면 134만 명을 보유한 현대HCN의 기업가치는 약 5100억 원에 이른다.
5대 MSO 중 현대HCN을 제외하고 남은 물건으로는 딜라이브, CMB등이 있다. 남은 3개사 중 점유율이 가장 높은 딜라이브는 KT가 공개적으로 인수 의사를 밝히며 실사까지 마쳤지만, KT는 그동안 특정 사업자가 가입자 점유율 3분의1을 넘지 못하게 제한하는 ‘유료방송 합산규제’에 발목을 잡혀 M&A가 진전되지 못했다. 또 지난달에는 딜라이브의 자회사 IHQ가 손자회사 큐브엔터테인먼트를 매각하면서 딜라이브 채권단이 IHQ 정리 등으로 가격을 낮춰 매각 확률을 높이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CMB는 아직 매각과 관련한 움직임은 없지만 업계에서는 잠정 매물로 보고 있다. CMB는 점유율이 4%로 높지 않아 독과점 논란에서 자유롭고, 권역별로 나뉘어 있던 11개 단일법인으로 합병하면서 지분 매각이 수월한 구조를 갖추게 됐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시장에서는 점유율 확대를 위한 통신 3사가 남은 매물들의 유력 인수 후보로 꼽힌다. 우선 통신 3사 중 현금동원력이 가장 크다는 평가를 받는 SK텔레콤의 추가 인수합병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이 회사가 추가 인수합병을 한다면 확실한 2위의 자리를 굳힘과 동시에 1위인 KT와 경쟁을 벌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SK텔레콤이 현대HCN의 유력 인수후보로 거론된다”며 “높은 수준의 현금 창출능력을 가진 현대HCN이 통신 3사 중 누구 품에 안기는가가 M&A의 판도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1위 자리를 위협받게 된 KT도 M&A에 보다 적극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KT는 30일 구현모 대표이사 체제로 새 출발한만큼, 유료방송 합산규제의 재도입이 되지 않는 방향으로 마무리되면 다시 딜라이브 인수를 추진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