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 생산도 OEM 허용…설비투자 없이 증산 가능해진다

입력 2020-05-19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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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부 '주류규제 개선방안' 발표…"주류시장 정체에도 수입 증가, 국내 경쟁력 높여야"

▲임재현 기획재정부 세제실장이 19일 세종정부청사에서 '주류규제 개선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기획재정부)

타 제조업체의 제조시설을 이용한 주류의 위탁제조(OEM)가 허용된다. 중소 주류 제조업체들은 시설투자비용을 부담하지 않고도 생산량을 늘릴 길이 열린다.

기획재정부는 19일 이 같은 내용의 ‘주류규제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최근 국내 주류시장은 성장세가 정체돼 있음에도 주류 수입은 증가해 국내 주류산업의 경쟁력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2014~2018년 국내 주류시장은 0.5% 역성장했으나, 수입량은 24.4% 증가했다. 이번 대책에서 기재부는 주류 제조·유통·판매 전 단계에 걸친 규제 개선책을 내놨다.

생산 단계에선 주류 제조면허를 받은 타사 제조시설을 통한 OEM을 허용한다. 현행 주세법상 주류 제조면허는 주류 제조장별로 발급돼 주류를 타 제조장에서 생산하는 방식의 위탁제조는 불가하다. 양순필 환경에너지세제과장은 브리핑에서 “특정 업체가 맥주 종량세 전환으로 물량이 증가했는데, 위탁제조가 안 되다 보니 해외 아웃소싱을 추진했다”며 “위탁제조를 허용하면 국내 전환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고, 현재까지 3~4개의 사례가 접수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주류 제조방법 변경 절차도 간소화한다. 현재는 주류 제조방법을 변경‧추가하려는 경우 승인이 필요하나, 앞으론 경미한 제조방법 변경‧추가는 신고사항으로 변경된다.

주류 제조시설에서 무알콜 음료나 부산물도 제조·판매할 수 있도록 한다. 가령 탁주를 제조하고 남는 술 지게미로 장아찌나 빵, 화장품을 제조하려면 기존에는 독립된 시설을 만들어야 했으나, 앞으로는 주류 제조장에서 생산할 수 있게 된다.

주류 제조면허 취소규정은 2주조연도 이상 특정 주류를 제조하지 않으면 해당 제조장의 모든 주류 면허를 취소하는 방식에서 제조하지 않은 주류의 면허만 취소하는 방식으로 개편한다. 주류 신제품 출시 시 승인·감정 절차도 동시에 진행해 소요기간을 30일에서 15일로 단축한다. 더불어 국제 추세에 맞춰 맥주 첨가재료에 질소가스를 추가해 소비자 선택권을 확대한다.

유통 분야에선 주류제조자 및 주류수입업자의 주류 판매 시 택배 운반이 가능하도록 개선한다. 가령 수요 확대로 생산량을 늘렸음에도 자사 운반차량이 부족해 공급에 차질을 빚던 업체는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상 물류업체 차량을 이용해 주류를 공급할 수 있게 된다.

판매 단계에선 통신판매가 허용되는 ‘음식점의 주류 배달’ 기준을 ‘주류 가격이 음식 가격보다 낮은 경우’로 명확화한다. 현재는 주류 배달 기준이 ‘음식에 부수하여’로 불명확해 현장에서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또 홍보 등 목적의 경우 제조면허 주종 이외 주류의 제조도 허용한다. 소주 양조장을 견학한 고객들에게 소주를 활용한 칵테일 제조법을 홍보하려는 경우, 현재는 레시피만 알려줄 수 있으나 앞으로는 직접 칵테일을 제조해 시음행사를 열 수 있다.

이 밖에 가격신고, 납세증명표지 의무 완화 등 납세협력비용을 낮춘다. 종량세로 바뀐 맥주·탁주에 대한 주류 가격신고 의무를 폐지하고, 소주·맥주에 대한 용도구분 중 대형매장용과 가정용을 가정용으로 통합한다. 맥주·탁주의 납세증명표지 표시사항도 간소화한다. 이 밖에 주류판매기록부 작성 의무가 있는 대형매장 기준을 1000㎡ 이상에서 3000㎡ 이하로 완화하고, 전통주 저변 확대 차원에서 외국인 전용 유흥음식접에서 제공하는 주류에 주세를 면제한다.

임재현 기재부 세제실장은 “추진 배경은 규제 개선을 통해 주류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국민 편의를 제고하기 위함”이라며 “시행령과 고시 개정은 올해 중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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