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도시기금 앵커리츠, 9~10월 리츠 한 곳 투자 예상…리츠업계 ‘군침’
리츠 상장을 준비 중인 금융투자업체들이 주택도시기금 여유자금을 활용한 앵커리츠 가동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앵커리츠의 투자 대상이 되면 공적자금 투입으로 공모 리스크는 줄어들고 공신력은 향상되는 일석이조 효과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택도시기금 앵커리츠’는 이르면 9월께 리츠 한 곳을 선정해 투자하는 것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앵커리츠’는 대형 금융사나 건설사 등이 리츠의 최대주주로 참여해 상품의 안정성과 신뢰성을 높이는 구조다.
주택도시기금 앵커리츠의 경우 주택도시기금 출자금 3000억 원과 1500억 원 미만 연기금 등의 공동투자자금으로 구성된다. 공모 리츠 시장 활성화를 위해 공적자금이 직접 앵커리츠 역할을 맡아 상장 예정인 리츠를 지원하게 된다. 상장 리츠 강국인 싱가포르에서 테마섹이나 JTC 등 국부펀드나 공공기관이 앵커 역할을 하는 모델을 따른 것이다.
앞서 주택도시기금은 지난 4월 10일 코람코자산신탁을 앵커리츠의 운용사로 선정했다. 현재 코람코자산신탁은 주택도시기금 전담운용사인 NH투자증권, 미래에셋자산운용과 협의해 앵커리츠의 기본 운용 틀을 설계하고 있다.
코람코자산신탁 관계자는 “블라인드펀드처럼 운용되면서 리츠에 투자하는 앵커리츠는 국내에 존재한 사례가 없어서 기본 틀을 짜고 있다”며 “리츠 운용과 관련된 계획은 7~8월 완성될 예정이며, 9~10월에는 투자도 한 건 집행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올해 하반기 상장 예정인 리츠들은 앵커리츠 투자를 고대하는 분위기다. 공적자금이 투입된 1호 상장 리츠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리츠 업계 관계자는 “주택도시기금이 상장 예정인 리츠에 앵커로 들어와 주면 시장에서 일반공모해야 할 규모가 줄어들기 때문에 부담은 확실히 줄어든다”며 “특히 공적자금이 집행된 리츠라는 측면에서 일반 투자자에게 믿고 투자할 수 있다는 인식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앵커리츠의 투자 대상 후보군에는 연내 상장 예정 중인 코람코에너지플러스리츠, 신한서부티엔디리츠, 켄달스퀘어리츠, 맵스리츠1호 등이 있다.
애초 앵커리츠의 투자 대상은 국내 상업용 부동산 임대로 수익을 올리는 리츠의 경우로 한정됐다. 하지만 운용 계획을 설계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해외부동산으로도 범위가 확대될 여지는 남아있다. 이 경우 해외 부동산에 투자하는 마스턴서유럽리츠나 제이알글로벌리츠도 후보에 오를 수 있다.
코람코자산신탁 관계자는 “권고 상으로는 국내 상업용 부동산이 투자 대상이긴 한데, 해외 부동산까지 범위를 넓힐지는 조금 더 논의해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