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붕잇기공의 가동연한을 60세로 단정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일용직 근로자 A 씨가 목장 소유주 B 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수원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9일 밝혔다.
지붕잇기공인 A 씨는 2016년 안전장비를 착용하지 않은 채 B 씨 소유 목장 지붕 보수공사 중 추락해 골절 상해를 입었다. A 씨는 B 씨가 고용주로서 추락을 방지하기 위한 안전조치를 취할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B 씨의 과실을 인정하면서도 책임을 40%로 제한했다. 이어 손해배상액을 산정하면서 A 씨의 가동연한 기준을 만 60세로 판단했다.
2심도 1심 판단을 유지하고 “경험칙상 지붕잇기공의 가동연한을 만 65세까지 인정해야 한다”는 A 씨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나 대법원은 “원심이 A 씨의 가동연한을 만 60세로 단정한 것은 잘못”이라며 사건을 다시 심리하도록 했다.
재판부는 “원심은 경험칙의 기초가 되는 여러 사정을 조사해 경험칙상 추정되는 원고의 가동연한을 도출하거나 원고의 가동연한을 달리 인정할 만한 구체적인 사정이 있는지를 심리했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019년 2월 “일반육체노동을 하는 사람 또는 육체노동을 주로 생계활동으로 하는 사람의 가동연한을 경험칙상 만 60세로 봐야 한다는 견해는 유지하기 어렵게 됐다”며 “이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만 60세를 넘어 65세까지도 가동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합당하다”고 결론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