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회 국제그린에너지엑스포'서 업계 관계자들 일제히 '기술력' 강조
"결국 핵심은 (태양광) 기술력에서 우위를 점하면서 가격경쟁력까지 갖춰야 한다는 것입니다."
15일 대구광역시 엑스코(EXCO)에서 열린 '제17회 국제그린에너지엑스포'에서 만난 태양광 업계 관계자들은 앞으로 국내 태양광 업체들의 전망에 대한 질문에 이같이 입을 모았다.
중국 태양광업체들이 보조금 등에 힘입어 생산량을 폭발적으로 늘리는 중에 국내 업체들은 기술 경쟁력을 기반으로 차별화해야 한다는 전략이다.
수출입은행에 따르면 폴리실리콘, 잉곳, 웨이퍼 등 태양광 소재 시장의 저렴한 에너지 비용을 바탕으로 중국 업체들이 독점하고 있다. 중국이 웨이퍼 공급을 중단하면 국내 업체들은 사실상 태양전지(셀)이나 모듈을 생산하기 불가능하다고까지 진단했다.
실제로 최근 OCI나 한화큐셀 등이 폴리실리콘 생산 철수를 결정하기도 했다.
신성이엔지의 국내영업팀 관계자는 "최근 폴리실리콘이 주목받긴 했지만, 웨이퍼, 셀, 모듈 등 모든 부문에서 중국의 생산능력이 압도적으로 높다"며 "현재 양산에 들어간 제품들은 기술력도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런 중에 중국 업체들은 국내 시장에도 점점 보폭을 넓히고 있다.
최재호 한화큐셀 한국사업부 PV솔루션팀장은 "최근 몇 년간 중국산 태양광 제조업체가 국내 태양광 시장에 많이 진출하고 있다"며 "특히 중국의 최상위 제조업체에서 국내에 사무소나 지사 설립이나, 총판, 대리점을 제휴하는 형태로 제품을 판매하는 사례가 많다"고 밝혔다.
현대에너지솔루션의 국내영업팀 A팀장은 "중국에서도 최신 기술인 양면형 모듈을 만들고 있다"며 "최근 국내 시장에서도 판매를 늘려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중국 업체들이 글로벌 태양광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고 있지만, 국내 업체들은 차별화한 기술력 등을 통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우선 주요 시장이 다르다. 중국은 자국과 남미, 아시아 쪽을 위주로 판매하는 반면 국내 업체들은 미국과 유럽이 중심이다. 특히 최근 미국이 중국 제품에 대한 수입 규제를 강화하는 상황은 국내 업체들에 호재다.
신성이엔지 한 관계자는 "미국이나 유럽, 국내에서는 여전히 '메이드 인 코리아'를 찾는 경우 많다"며 "중국의 경우 일부 질 좋은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곳도 많아 해외에서 신뢰도가 높지 않다"고 설명했다.
최근 국내에서 대형 프로젝트가 많이 생기는 것도 호재다. 최근 정부에서 밝힌 '그린 뉴딜' 정책에도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최재호 한화큐셀 팀장은 "그린뉴딜 정책 중 친환경 저탄소 전환은 한화큐셀이 지향하는 바와 같다"며 "그린뉴딜 정책은 기후변화에 대한 위기의식을 가지고 저탄소 경제 체계로 전환하는 전환점이 되리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신성이엔지 관계자도 "예전 태양광 업체들은 국내 수요 부진과 정부의 외면 등으로 '맨땅에 헤딩' 식으로 해외에서만 경쟁하니 어려웠다"며 "최근에는 많이 달라져서 국내 수요를 통해 경쟁력을 쌓고 해외에서도 경쟁하는 식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업체들은 미래 시장 선점을 위해 지속적인 연구ㆍ개발(R&D)을 이어가고 있다. 사업 확장을 통해 수익구조를 고도화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최 팀장은 "한화큐셀은 기존사업 수익구조를 고도화하여 토털 에너지 솔루션 기업으로 사업모델을 확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기존 태양광 셀, 모듈 사업영역에서 태양광 발전소를 개발하고 운영관리하고 분산형 발전 기반 에너지 사업으로도 사업영역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에너지솔루션의 B영업팀장은 중국과의 차별점을 어디에다 둬야 하느냐는 질문에 "고출력ㆍ고효율"이라며 "이를 기반으로 합리적인 단가를 갖춰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성이엔지의 한 관계자도 "고효율과 고출력의 기술차별력이 핵심"이라며 "R&D 투자를 지속해서 하고 있고, 국책과제 선정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