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전기차 판매 13.7% 감소…작년 417대 팔린 테슬라, 올 상반기 7080대
올해 상반기 전기차 국고 보조금의 43%를 미국 테슬라가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글로벌 주요 국가가 '자국산업 보호' 정책을 내놓는 가운데 우리나라 역시 세제 개편이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는 26일 상반기 친환경차 판매실적을 분석한 '2020년 상반기 전기차ㆍ수소차 판매 동향'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히고, "전기차 국고 보조금의 제도적 개선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KAMA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에서 팔린 전기차는 총 2만2267대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23.0% 증가한 규모다.
◇현대ㆍ기아차 전기 승용차 점유율 급감=미국산 전기 승용차가 급증한 가운데 국산 전기차는 판매와 시장 점유율 모두 하락했다.
전기 승용차는 1대당 보조금 축소, 개인 완속 충전기 보조금 일몰 등 보급여건의 어려움과 신모델 출시 지연 등이 원인인 것으로 분석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상반기 국산 전기차 판매는 전년 대비 43.1% 하락했다.
점유율을 살펴보면 국산 전기차는 전년 대비 13.7% 감소한 1만4563대를 판매해 전년 점유율도 93.2%에서 65.1%까지 하락했다.
현대자동차는 전기 화물차의 폭발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승용차 판매 감소 탓에 전체 판매가 2.9% 감소했다.
기아차 역시 전기 승용차 판매가 전년 대비 54.6% 하락하며 친환경차 시장에서 점유율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테슬라가 전기차 국고 보조금 43% 싹쓸이=이와 달리, 미국산 테슬라는 보급형 차종인 '모델3'의 본격적 투입 확대에 힘입어 전년 대비 판매(7080대)가 1587.8%나 성장했다. 보조금에 따라 가격은 5369만~7369만 원이다.
판매가 16배 늘어나면서 테슬라의 상반기 전기 승용차 점유율은 43.3%에 달했다.
이로 인한 상반기 승용차 보조금 수령 규모는 약 900억 원으로 전체 전기 승용차 보조금 가운데 43%를 테슬라가 차지한 것으로 추정된다.
유럽의 경우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보조금 정책을 수정 중이다.
프랑스와 독일 등은 자국업체가 경쟁우위에 있거나 역량을 집중하는 차종에 보조금 정책을 집중해 자국 업체를 지원 중이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보조금 개편을 통해서 이러한 정책을 강화해가고 있다.
프랑스는 지난 5월 친환경차 보조금 개편을 통해 차 가격 4만5000유로 미만 전기차 보조금을 1대당 6000유로에서 7000유로로 한시적 인상에 나섰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 테슬라보다 가격이 싼 자국 전기차 판매를 촉진하기 위한 정책이다.
지급을 중단했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에 대한 보조금도 지급을 결정했다. 테슬라는 순수전기차를 생산 중이고, 일반 하이브리드 또는 PHEV는 판매하지 않고 있다.
◇유럽 전기차 보조금 제도 개편으로 자국산업 보호=PHEV 보조금 지급이 재개되면서 프랑스업체 PSA그룹도 보조금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상반기 전동차 시장점유율은 르노가 25.4%, PSA그룹이 28.2%를 차지하는 등 프랑스 자국 브랜드가 시장을 주도하게 됐다.
독일 역시 기존 보조금액을 상향 조정하고 일몰 시기를 2025년까지 연장한 데 이어 코로나 위기 극복을 위해 7월부터 2021년 말까지 한시적으로 보조금 확대를 결정했다.
이로 인해 전기차 보조금은 최대 9000유로까지 상승했다.
이러한 보조금 제도개편을 통해 특히, 4만 유로 이하의 전기차 판매가 크게 증가했다. 독일 폭스바겐의 e-골프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판매가 173.1% 급증했다.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회장은 “전기동력차 보급은 차량 성능뿐만 아니라 보조금 정책에 의해서도 크게 좌우되기 때문에 보조금이 국민 세금으로 만들어지는 점, 프랑스나 독일의 경우 자국 기업에 유리하게 보조금 제도를 만들어가는 점 등을 고려해 우리 정부도 보조금 제도를 개선해갈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