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광석 생산 차질에 따른 영향…팬오션ㆍ대한해운 대책 마련 분주
철광석과 석탄, 곡물 등 건화물(벌크) 화물의 시황을 보여주는 발틱운임지수(BDI)가 또다시 하락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쇼크로 철광석 생산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는 데 따른 영향이다. 벌크선을 주로 운영하는 중견 해운사 팬오션, 대한해운의 3분기 실적에 경고등이 커졌다.
9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BDI는 7일 기준 1349포인트를 기록, 전주(1471포인트, 1일 기준)보다 8% 감소했다. 한 달(1501포인트) 전과 비교해도 10% 줄어들었다.
BDI는 한동안 상승세를 보였다. 코로나19에 따른 물동량 감소로 올해 5월 393포인트까지 하락했지만, 이후 일부 국가에서 수출이 재개되자 7월 초 1956포인트까지 상승했다.
BDI가 갑작스럽게 감소한 이유는 코로나19 여파로 브라질, 호주 등 철광석 생산지역에서 조업 차질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생산 활동이 정상궤도에 오르지 못하자 수출에도 악영향을 끼친 것이다.
한국해양진흥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브라질의 철광석 수출량은 3133만 톤으로, 전 달 대비 7.8% 감소했다.
BDI가 향후 어떤 흐름으로 전개될지 여전히 불투명하다. 팬오션은 지난달 실적발표 때 하반기 벌크 화물 전망에 대해 “수요 이연 효과 및 글로벌 경기 부양으로 상반기 대비 높은 시황이 형성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철광석 생산 차질이 지속되거나, 코로나19 확산세가 커진다면 BDI는 큰 폭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BDI의 하락세는 우리나라 벌크선사에 악재다.
팬오션(643억 원)과 대한해운(354억 원)은 2분기 코로나19 변수에도 BDI 상승세로 나란히 흑자를 달성했다. 운임이 감소한다면 양사 모두 실적 부진을 피할 수 없게 된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대한해운의 3분기 영업이익 예상치는 34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팬오션은 작년과 비슷한 수준인 638억 원에 그칠 전망이다.
우리나라 벌크선사는 BDI 하락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고자 대책을 시행하고 있다.
팬오션은 ‘비정기적 단기운송계약(스팟 영업)’을 강화한다. 스팟 영업은 시황 운임이 빠르게 반영돼, 운임에 따라 운용을 조정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대한해운은 수익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전용선 사업을 통해 위기를 극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