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과 '설렘' 공존…유은혜 부총리 방문
"아이가 가정학습을 지루해하고 친구들을 만나고 싶다고 노래를 불르더라고요."
“엄마 한 번만 쳐다봐, (찰칵) 됐다. 잘 다녀와.”
초등학교 2학년 자녀의 손을 꼭 잡고 등굣길에 나선 이연희(44ㆍ가명) 씨는 학교가 준비를 철저히 해준 덕분에 불안감이 덜하다고 말했다. 학교로 들어가는 문 앞에서 헤어지면서 자녀가 안전하게 들어가는 모습을 사진으로 남기는 학부모들도 눈에 띄었다.
21일 1~2학년이 등교를 시작한 서울 강동구 한산초등학교 앞은 긴장감과 함께 오랜만에 학교에 등교하는 아이들과 교사, 학보모들의 설렘이 공존했다.
이날은 수도권 유치원과 초ㆍ중ㆍ고교 학생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여파로 중단된 지 27일 만에 등교하는 날이다. 다만 거리두기 2단계에 따라 등교 인원은 전체 학생의 3분의 1 이내, 고등학교는 3분의 2 이내로 제한된다.
이날 오전 8시가 넘어서자 한산초와 붙어있는 한산중에 등교하는 2학년 학생들이 먼저 거리를 가득 채웠다. 8시 50분이 넘어서자 마스크를 쓰고 부모님 또는 조부모의 손을 잡고 등교하는 학생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이날 한산초의 등교 시간은 9시부터 9시 10분까지다. 본격적인 등교 시간인 8시 50분이 되자 교문 앞에 서 있던 학생들의 줄이 흐트러지고 학생들이 뭉치기 시작했다.
중앙현관에서 발열 확인을 하기 위해 교문 밖으로 이어진 대기줄은 8시 50분경엔 100m가 넘게 늘어서기도 했다. 한산초 교감 등 교문 지도를 하는 교사들이 거리두기와 발열 안내를 서둘렀지만 긴 줄은 쉽게 줄어들지 않았다.
최근 강동구 중앙보훈병원에서 단체 확진자가 나오는 등 학부모들의 불안은 여전했다.
1학년 자녀를 둔 한용수(40·가명) 씨는 “지역에 확진자가 계속해서 나오는 상황이라 불안하다”며 “자녀를 등교시키면서도 걱정이 되는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2학년 자녀를 둔 박주은(42·가명) 씨는 “불안감이 전혀 없진 않지만 아이가 마스크를 쓰는 것도 익숙하고 학교에 손소독제와 마스크, 개인 칸막이도 있다고 하니 안심이다. 솔직히 지금 상황에서는 학원보다는 학교가 더 안전한 것 같다”고 밝혔다.
이제라도 대면 수업을 해 다행이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2학년 자녀를 학교에 데려다주고 나온 이재영(45·가명) 씨는 “애들이 집에서 누워서 원격 수업을 듣는데 솔직히 상황이 상황인지라 나무랄 수도 없고 마음이 불편하기만 했다”면서 “선생님 그리고 친구들과 학교에서 대면하며 수업을 들을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한산초 학생들은 이날 4교시만 하고 하교한다. 급식을 먹는 학생들은 12시 30분, 먹지 않는 학생들은 11시 50분에 끝난다.
한편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학교방역 현장을 점검하고 수업을 참관하기 위해 이날 한산초를 방문했다.
유 부총리는 "우리 아이들이 매일매일 안전하게 등교할 수 있도록 방역 지침을 철저하게 준수하고 원격 수업에서 학습한 내용이 등교 후 수업으로 잘 연계될 수 있도록 해달라"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