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현 검사를 성추행하고 인사보복을 한 혐의로 1·2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이 파기환송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지난 1월 대법원에서 무죄 취지로 돌려보낸 데 따른 것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4-2부(재판장 반정모 부장판사)는 29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된 안 전 국장의 파기환송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대법원의) 환송 판결 법리에 비춰보면 이 사건 인사안을 작성한 것을 두고 법을 위반해 의무에 없는 일을 하게 한 것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안 전 국장은 2010년 10월 한 장례식장에서 서 검사를 성추행한 뒤 이를 덮기 위해 수원지검 여주지청에서 일하던 서 검사를 2015년 8월 창원지검 통영지청으로 부당하게 좌천시킨 혐의로 기소됐다.
다만 사건의 발단이 된 성추행 사건은 피해자의 고소가 가능한 기간을 넘겨 적용 혐의에서 제외됐다.
1·2심은 "성추행 비리를 덮기 위해 검사에 대한 인사권을 실질적으로 행사하는 지위를 이용해 피해자에게 부당한 인사상 불이익을 줬다"며 징역 2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안 전 국장이 서 검사를 여주지청에서 통영지청으로 발령내는 과정이 '검사 전보인사의 원칙과 기준을 위반해 직권남용죄에서 말하는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때'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며 무죄 취지로 사건을 돌려보냈다.
검찰은 안 전 국장의 직권남용 대상을 인사 실무 담당 검사에서 서 검사로 바꾸는 내용으로 예비적 공소사실을 추가했다. 대법원 판단에 따라 주위적 공소사실에 대해 무죄로 판결하더라도 예비적 공소사실을 토대로 유죄를 선고해달라는 취지였다.
안 전 국장 측은 "오늘 법원은 원래의 공소사실과 추가된 공소사실 모두에 대해 대법원 판결 취지에 따라 직권남용죄 성립을 부정하고 무죄 판결을 선고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