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이재용 부회장, 유럽 출장 마치고 귀국…“ASML과 반도체 협력 논의”

입력 2020-10-14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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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회장 “EUV 장비 공급 확대 논의…IOC도 방문”
차세대 반도체 기술 개발을 위한 협력 강화 방안 논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3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위치한 ASML 본사를 찾아 EUV 장비를 살펴보는 모습. 왼쪽부터 마틴 반 덴 브링크(Martin van den Brink) ASML CTO,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장 부회장, 피터 버닝크(Peter Wennink) ASML CEO (사진제공=삼성전자)

유럽으로 출장을 떠났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4일 귀국했다. 5박 7일 출장 동안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기업 ASML 등을 방문해 협력 강화 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 부회장이 해외 출장길에 오른 것은 지난 5월 중국 시안의 반도체 공장을 찾은 후 5개월 만이다.

이날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이 부회장은 기자들과 만나 “(이번 출장에서) EUV(극자외선) 장비 공급확대 및 협력방안을 논의하고 왔다”고 밝혔다.

긍정적으로 진행됐냐는 질문에는 "김기남 DS부문 부회장에게 여쭤봐달라"며 말을 아꼈다. 이번 출장에는 김기남 부회장도 동행했다.

이어 기자들이 다음 출장지에 관해 묻자 “이번에 (스위스에 있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도 다녀왔다. 다음 출장은 아직 안정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13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있는 ASML 본사를 찾아 피터 버닝크(Peter Wennink) CEO(최고경영자), 마틴 반 덴 브링크(Martin van den Brink) CTO(최고기술책임자) 등을 만나 차세대 반도체 기술 개발을 위한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이 부회장과 버닝크 CEO는 △7나노 이하 최첨단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EUV 장비 공급계획 및 운영 기술 고도화 방안 △AI 등 미래 반도체를 위한 차세대 제조기술 개발 협력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른 시장 전망 및 포스트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미래 반도체 기술 전략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특히, 이 부회장은 ASML의 장비 공급에 협조를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ASML은 첨단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EUV 노광기를 세계에서 유일하게 생산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반도체 구현을 위해 EUV 기술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2000년대부터 ASML과 초미세 반도체 공정 기술 및 장비 개발을 위해 협력해 왔으며, 2012년에는 ASML에 대한 전략적 지분 투자를 통해 파트너십을 강화했다.

EUV 노광 기술은 극자외선 광원을 사용해 웨이퍼에 반도체 회로를 새기는 기술로, 기존 기술보다 세밀한 회로 구현이 가능해 인공지능(AI)·5세대(5G) 이동통신·자율주행 등에 필요한 최첨단 고성능·저전력·초소형 반도체를 만드는데 필수적인 기술이다.

삼성 파운드리의 경쟁업체이자 세계 시장 점유율 50%를 차지하는 대만 TSMC는 EUV 노광기를 늘리며, 공격적인 경영을 펼치고 있다. 노광기는 1500억 원을 웃도는 초고가 장비이지만, 삼성전자와 TSMC는 파운드리 시장 확대를 위해 치열하게 ASML 장비 확보전을 펼치고 있다. ASML에서 한 해 생산할 수 있는 EUV 노광기는 40여 대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부회장이 직접 ASML을 방문한 것 자체가 삼성전자가 EUV 노광기 확보에 얼마나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삼성전자와 ASML은 EUV 관련 기술적 난제 해결을 위해 초기부터 △EUV에 최적화된 첨단 반도체 소재 개발 △장비 생산성 향상△성능 개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이어 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시스템반도체에 이어 최첨단 메모리반도체 분야까지 EUV의 활용 범위를 확대해 가고 있으며, 특히 파운드리 사업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두 회사 간 협력 관계도 확대되고 있다.

이 부회장은 ASML의 반도체 제조장비 생산공장도 방문해 EUV 장비 생산 현황을 직접 살펴보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16년 11월에도 삼성전자를 방문한 버닝크 CEO 등 ASML 경영진을 만나 차세대 반도체 미세 공정 기술에 관한 협력 방안을 논의한 바 있으며, 2019년 2월에는 프랑스 파리에서 만나 반도체 산업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한편,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 1월 브라질, 5월 중국을 방문한 데 이어 코로나19가 유럽에 재확산되는 와중에 네덜란드를 찾아 글로벌 현장 경영을 이어갔다.

이 부회장이 다녀온 유럽은 7월부터 네덜란드 등 유럽연합(EU) 국가를 중심으로 여행 제한이 일부 풀린 상태다. 현지 자가 격리 의무가 없고 EU 국가 내에서도 비교적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다. 유럽에서 귀국한 후에도 긴급한 사업상의 이유 등으로 자가 격리 면제 신청서를 산업통상자원부에 제출하면 격리를 면제받을 수 있다. 이 부회장은 귀국 직후 서울 외곽 격리 장소로 이동해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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