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 소식에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수급이 엇갈리고 있다. 삼성전자를 집중적으로 사들이고 있는 반면 SK하이닉스 주식은 팔고 있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 발표가 있던 20일부터 22일까지 사흘간 외국인 투자자는 SK하이닉스의 주식을 2032억 원어치를 팔았다. 반면 같은 기간 삼성전자 주식은 2227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외국인 투자자는 이달 들어 19일까지만 해도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주식을 각각 2411억 원, 7159억 원어치를 사들이는 등 양사에 대한 순매수 기조를 유지했다.
증권가에서는 SK하이닉스에 대한 외국인의 매도 전환 배경으로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에 대한 엇갈린 평가를 꼽는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가격이 비싸다고 생각하는 것”이라면서 “ SK하이닉스가 비싼 가격에 낸드 시장의 삼성전자 경쟁자를 흡수해준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삼성전자에 투자하면서 시장 변화를 지켜보겠다는 움직임”이라고 분석했다.
SK하이닉스의 낸드 사업부 인수 효과에 대한 관망 분위기도 외국인 투심을 갈랐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은 “(외국인 관점에서) 인텔이 미국에서 환영받는 반도체 주식은 아닌 데다 인텔 낸드 사업부를 인수한다고 해서 낸드시장에서 SK하이닉스가 곧바로 강자가 된다고 확신할 수 없다고 본 것”면서 “인수 대상에서 옵테인 부문이 빠졌다는 아쉬움이 있고, 인력 유출 가능성 우려도 남아있다”라고 말했다. 당장 올해 4분기 실적에 대한 엇갈린 전망도 외국인 수급의 변수가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성순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경우 4분기 실적이 셋트 수요 등에 힘입어 전 분기(3분기) 대비 거의 감소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SK하이닉스는 4분기 실적이 감소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내년부터 업황이 회복된다는 점에서 최근 주가 하락은 저가 매수 기회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장열 상상인증권 리서치센터장은 “SK하이닉스 추가 하락해 8만 원 초반대가 되면 저점 매수 기회로 판단된다”면서 “다만, 미국 대선과 부양책, 국내 최대주주 요건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하이닉스 주가에도 미칠 수 있기에 분할 매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