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력단절여성(경단녀)가 생겨나는 원인이기도 하다. 맘고리즘을 벗어나지 못해 결국 직장을 퇴사해 직장경력이 단절되는 여성은 지난해 국내에서 170만명(통계청)이다. 이는 전체 기혼 여성의 20%에 해당하는 수치다. 특히 14세 이하 자녀를 둔 여성고용률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66.2%)을 밑도는 55.2%에 그친다.
최근 국내 기업들 사이에서도 '맘고리즘으로부터의 해방'을 위해 힘을 쏟는 곳이 늘고 있다. '커피 대장' 스타벅스코리아도 대표적인 사례다. 이 회사는 2013년부터 여성가족부와 리턴맘 재고용 협약을 맺고 '리턴맘 바리스타 프로그램'을 통해 경력단절 여성에게 재취업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리턴맘 바리스타'는 주 5일, 하루 4시간씩 정규직 부점장으로 일한다. 육아와 일을 병행하면서도 정규직으로 상여금, 학자금 지원 등 다양한 복리 후생 혜택을 적용받는다. 올해 상반기까지 160명의 리턴맘이 스타벅스로 복귀했다.
리턴맘 바리스타 프로그램을 통해 2017년 복귀한 장미란(40) 자양이마트점 부점장도 '돌아온 엄마'다. 장 부점장은 오히려 육아 경험이 일터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어린 직원에 비해 육아를 비롯한 다양한 경험이 있다"며 "아이 엄마의 세밀함과 공감 능력이 고객 응대에 장점이 된다"라고 강조했다.
그도 이 길로 다시 돌아오기까지 다른 경단녀들과 마찬가지로 적잖은 마음 고생을 했다.
장 부점장은 육아를 위해 2011년 휴직했다가 이듬해 복귀했으나 결국 2013년 퇴사했다. 퇴사 후 육아에 집중했던 그는 "가정적으론 행복이 커졌지만, 개인적으론 쉽지 않은 시간이었다"고 고백했다. 10년간 일하던 일터를 떠나 모든 생활패턴을 육아에 맞춘 새로운 환경이 익숙하지 않았던 탓이다. 장 씨는 "10년간 일하며 쉬어본 적이 없었다"며 "열정을 갖고 하던 일을 멈추니, '나'가 아닌 아이만을 위해 살아가는 기분이 들었고, 산후우울증이 찾아오기도 했다"고 토로했다.
'다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던 그 때 리턴맘 프로그램이 기회가 됐다. 같은 직장(스타벅스)에서 근무 중이던 남편이 "회사에서도 너를 찾는다"며 전한 응원 한마디는 우울감에 빠져있던 그를 움직이게 했다. 장 씨는 "3년 정도 육아에 전념하니 생활이 안정됐다"며 "아이에게 '엄마 회사 가도 되겠니'라고 물어보자 '좋다'고 답해 (리턴맘 프로그램에) 지원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공백기가 있었지만 경험을 바탕으로 적응도 순탄하게 진행됐다. 장 씨는 "10년 근무하고 3년을 쉬었기 때문에 복직 당시 많이 긴장했던 게 사실이지만 곧 이전의 경험이 떠오르며 자신감이 생겨 어렵지 않게 적응할 수 있었다"며 "많은 엄마들이 나처럼 맘고리즘을 끊어낼 수 있는 용기를 내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