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올해 벌써 신흥국 6곳 디폴트 등 경제위기”
1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국제금융협회(IIF) 자료를 인용해 이 같은 전망을 내놓았다. IIF에 따르면 올해 9월 시점 전 세계 부채는 전년 동기 대비 15조 달러 증가한 272조 달러로, 연간으로는 277조 달러(약 30경7303조 원)를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세계 경제는 코로나19 이전부터 부채 폭탄의 부담을 안고 있었다. 2012년부터 2016년까지 4년간 6조 달러의 부채가 늘어난 데 반해, 2016년에는 9개월 만에 52조 달러가 불어나기도 했다.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되면서 상황은 더 심각해졌다. 각국 정부는 막대한 자금을 동반한 재정정책을 펼쳤고, 중앙은행들은 저금리를 통해 대출 규모를 늘린 탓이다. 그럼에도 경기 회복이 더뎌 세수가 걷히지 않으면서 부채는 눈덩이처럼 쌓이고 있다. 이에 올해 세계 국내총생산(GDP) 대비 총부채 비율 전망치는 365%로, 지난해(320%)보다 45%포인트 높게 전망됐다.
특히 상대적으로 자본력이 약한 신흥국들이 문제다. 신흥국들은 올해 부채 상환 규모가 눈에 띄게 늘면서 불안을 부채질하고 있다. 신흥국들의 GDP 대비 총부채비율은 9월 기준 250%로, 전년 동기 대비 26%포인트 늘었다.
이번 주 30억 달러 규모의 채무 만기를 앞두고 국가부도설이 나오고 있는 아프리카 잠비아가 대표적이다. 올해에만 잠비아를 포함해 벌써 6개 신흥국이 채무불이행을 겪고 있거나 채무 조정에 들어갔다. 이에 주요 20개국(G20)이 올해 만기를 앞둔 최빈국 46곳의 부채 상환을 연기해주는 50억 달러 규모 ‘채무서비스중단 이니셔티브(DSSI)’를 시작했지만, 참여율은 저조한 상태다. 데이비드 맬패스 세계은행 총재는 지난달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G20 국가들은 내년 말까지 최빈국들의 부채탕감을 확대해야 한다”며 “DSSI에 은행과 헤지펀드 등 채권단이 함께하기로 했지만 현재 동참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루이스 오가네스 JP모건 신흥시장 책임연구원은 “신흥국가들이 현 상황에서 채권을 매입해 부채로 통화를 늘리게 되면 인플레이션의 위험이 있고, 반대로 부채를 늘리면 디플레이션의 위험이 있다”며 “높은 부채율이 좀비은행과 좀비기업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경고했다.
IFF는 올해와 내년 신흥국가들이 7조 달러의 부채를 상환해야 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이 중 15%는 미국 달러 표시 부채인 만큼 환율 리스크도 따른다.
엠레 티프틱 IFF 지속가능 책임연구원은 “공격적인 경기부양책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고 이는 부채 급증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