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과 싱가포르가 양국을 오가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격리 조치를 면제하는 ‘에어 트래블 버블’ 시행을 하루 앞두고 2주 연기하기로 했다고 CNN이 22일 보도했다.
홍콩 정부 상무·경제발전국의 에드워드 야우 국장은 21일 “홍콩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늘면서 22일 시행 예정이던 에어 트래블 버블의 첫 비행을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싱가포르의 온 이에쿤 교통장관도 페이스북을 통해 “홍콩 측과 협의해 연기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재개 여부에 대해서는 다음 달 초에 발표할 방침이다.
트래블 버블이란 말은, 거품(bubbles) 안에서는 자유롭게 이동하되 외부와는 왕래를 차단한다는 개념이다. 트래블 버블이 합의되면 해외에서 입국 시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2주간 의무적인 격리 조치가 면제된다.
아시아의 두 허브인 홍콩과 싱가포르는 지난달 15일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관광과 출장을 촉진하기 위해 트래블 버블을 세계 최초로 시행키로 해 주목을 받았다. 양국의 합의에 따르면 트래블 버블은 여행 목적에 제한이 없다. 여행자는 양국이 인정하는 PCR 검사를 받아야 하지만, 여행 후 격리 및 사전행동 계획을 제출할 필요가 없다. 또 트래블 버블에 따른 여행자는 전용 항공편을 이용한다. 이 항공편은 트래블 버블 승객만 태울 수 있고, 다른 승객의 탑승은 인정하지 않는다. 양국의 감염 상황에 따라서는 전용 항공 편수를 증감하거나 중단할 수 있다.
이후 홍콩과 싱가포르는 이달 11일 기자회견에서 구체적인 트래블 버블 계획을 발표했다. 싱가포르항공과 홍콩 캐세이퍼시픽항공이 처음에는 일주일에 몇 차례 운항하고, 12월 7일부터 매일 운항한다는 내용이었다. 편당 최대 200명만 탑승할 수 있다.
양국 관광청은 파트너십의 일환으로 공동 프로모션 활동을 하는 한편, 항공사들도 특별 기내식을 준비하는 등 한창 들떠 있었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갑자기 다시 늘면서 부득이하게 계획이 틀어졌다. 21일 시점에 홍콩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43명으로 3개월 만에 가장 많았다. 이로써 누적 확진자 수는 5561명이 됐고, 싱가포르는 감염자 5만8000명, 사망자는 28명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