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 성과ㆍ격려금 400만 원 합의, 기아차 노조 "현대차보다 더 달라"
한국지엠(GM) 노사가 진통 끝에 임금 및 단체협상 잠정 합의안을 마련했다. 노조는 기본급 동결을 힘겹게 결정했고, 사측은 "협상주기 2년 연장"을 포기하는 등 양측이 한발씩 물러선 결과다.
이와 달리 기본급 인상을 주장해온 기아차 노조는 끝내 부분파업에 나섰다.
25일 한국지엠은 노사는 “2020년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에 대한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라며 “회사는 노사 간 잠정 합의에 이를 수 있게 돼 기쁘다. 공장 운영과 경영 정상화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지엠 노사는 지난 7월 첫 상견례를 시작으로 이날 오전 잠정합의안 도출까지 총 24차례의 본교섭을 반복했다.
잠정 합의안을 도출하면서 노조 측은 기본급 인상을 포기하며 한발 물러섰다. 사 측은 임단협 협상 주기의 2년 연장(현재는 1년)을 합의안에서 제외하며 잠정안을 끌어냈다.
잠정안에는 내년 초까지 회사 측이 조합원 1인당 성과급과 격려금 명목으로 총 400만 원을 지급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노사 양측은 잠정안 도출을 위해 한 발씩 양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측은 기본급 동결을 힘겹게 결정하며 제시안 일부를 양보했다. 사 측도 강하게 주장해온 '임단협 협상 주기 2년 연장'을 철회했다.
이 밖에 노사는 부평 2공장 활성화를 위해 현재 생산 차종의 생산일정을 최대한 연장한다는 내용을 잠정안에 담았다. 사 측은 나아가 인천 부평 1공장 등에 내년부터 1억9000만 달러 신규 투자를 단행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노조는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 의견을 묻는 투표를 조만간 진행할 예정이다. 찬반 투표에서 투표인 과반수가 협상안에 찬성할 경우 임단협 협상이 최종적 타결된다.
한국지엠 노조는 4개월여 협상이 이어지는 동안 생산일 기준 15일 동안 하루 4시간씩 부분 파업을 벌였다.
한국지엠 노사가 기본급 동결을 바탕으로 잠정합의안을 도출한 이 날, 기아자동차는 끝내 부분 파업을 시작했다.
기아차 노사는 전날 오후 2시 경기도 광명 소하리 공장에서 14차 본교섭을 열었다. 막바지 임금 및 단체협상에 나섰으나 협상 약 3시간 만에 양측은 교섭 중단을 선언했다.
노조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예정된 파업까지 미루고 교섭에 임했지만, 사 측은 노동조합을 기만하는 모습을 보였다"라며 "현장 조합원의 분노도 강한 상태다. 예정대로 파업을 진행할 계획"이라 밝혔다.
애초 기아차 노조는 전날 부분파업을 예고했으나 사 측의 “본교섭 재개” 요청을 받고 오후에 교섭을 재개했다.
그러나 막바지 교섭까지 결렬되면서 쟁의대책위원회 결정에 따라 25일부터 27일까지 사흘 동안 하루 4시간씩 부분파업을 이어갈 예정이다.
기아차 노조는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에 앞서 △기본급 12만 원 인상 △작년 영업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기존 공장 내 전기 및 수소 전기차 모듈 부품공장 설치 △상여금 통상임금 확대 적용 △정년 연장 등을 요구한 상태다.
이에 맞서 기아차 사 측은 현대차와 마찬가지로 기본금 동결을 제시하며 노조 설득에 나섰으나 실패했다.
구체적으로 사 측은 △기본급 동결 △무파업 조건의 성과급 150% △코로나 특별 격려금 120만 원 △재래시장 상품권 20만 원 △우리 사주 지급 등을 제시한 상태다.
사 측은 수당과 연결되는 잔업 문제를 교섭 타결 이후 다시 논의하자고 제안했지만, 노조가 수용 불가 견해를 밝혀 견해 차이를 보였다.
기아차 관계자는 "앞서 현대차 노사도 11년 만에 기본급을 동결했고, 다른 제조사 역시 같은 기조를 앞세워 올해 임금협상을 타결하고 있다"라며 "자동차 산업의 위기가 지속하는 만큼, 최대한 생산손실을 줄일 수 있도록 노조 측과 협상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