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긋나는 대화와 어느 과거에 관하여 / 츠지무라 미즈키 지음 / 소미미디어 펴냄 / 1만3800원
2012년 나오키상, 2018년 서점대상을 받으며 화제를 모은 츠지무라 미즈키의 단편집 ‘어긋나는 대화와 어느 과거에 관하여’가 출간됐다.
츠지무라 미즈키 작가가 화두로 던진 것은 ‘대화’였다. 주고받는 대화 속에서 가해자와 피해자라는 관계가 형성되고, 과거의 상처들이 부메랑이 돼 현재 삶의 발목을 잡는다고 말하고 있다.
작가의 날카로운 시선으로 써내려간 네 편의 이야기는 현실적 공감이 묻어나지만, 담담하게 있는 그대로를 적어간 스토리텔링이 돋보인다.
내가 가지기엔 부족했던 남자 사람 친구의 성공을 이야기하는 ‘동기 나베의 신부’, 어느 여교사의 인기에 취해버린 나날의 초라한 기억을 담은 ‘돋보이지 않는 아이’, 성실하게 부모의 의무만을 다한 어머니에 대한 딸의 복수를 그린 ‘엄마, 어머니’, 두 초등학교 동창의 일생을 건 경쟁을 다룬 ‘사호와 유카리’로 구성된 네 편의 이야기는 나는 피해자였는지, 혹은 가해자였는지 되돌아보게 해준다.
츠지무라 미즈키 작가는 무심코 던진 돌멩이 같은 말이라도 바위 같은 상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몰랐다’고 해서 용서받을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말한다.
다가오는 연말, ‘어긋나는 대화와 어느 과거에 관하여’를 통해 지난 1년 동안 지나쳤던 관계와 대화를 되돌아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