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문정권 폭망의 길, 거여폭거 결코 용납 안해"
김도읍 "조정위부터 문제 있어, 야당 불필요한 국회"
고위공직자수사처(공수처)법 개정안이 8일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여당 단독으로 처리됐다.
주호영 원내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의원들이 거세게 항의하는 등 회의장은 고성이 오가며 아수라장이 됐지만, 이 같은 상황 속에서 윤호중 법사위원장은 기립 표결을 통해 법안을 처리했다.
국회 법사위는 이날 오전 11시 전체회의에서 이에 앞서 안건조정위에서 의결한 공수처법 개정안을 상정했다. 앞서 열린 안건조정위에서는 6명 중 4명의 찬성으로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공수처법 개정안은 공수처장 추천위원회의 의결 정족수를 기존 7명 가운데 6명에서, 3분의 2로 완화해 야당의 비토권을 사실상 무력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정당이 열흘 안에 추천위원을 선정하지 않으면 국회의장이 대신 학계 인사 등을 추천하도록 하고 공수처 검사의 요건을 현행 변호사 자격 10년에서 7년으로 완화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야당 의원들은 여당의 단독 처리를 제지하기 위해 위원장석을 둘러싸고 "야당이 없나요? 이게 민주주의인가요?"라며 강하게 항의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윤 위원장에게 “이게 말이 되느냐, 민주화운동을 했다는 사람이 이럴 수가 있나, 법사위원장이 되니 보이는게 없냐”며 큰소리로 따졌다.
그 외 국민의힘 의원들은 "들러리를 세워도 유분수"라며 안건조정위 과정 자체가 잘못됐다고 항의했다.
야당 법사위 간사인 김도읍 의원은 “안건조정위에서 조정이 되지 않아 전체회의 의결은 절차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혼란스로운 상황 속에서 안건조정위 위원장인 백혜련 민주당 의원이 안건위 결과 보고에 나섰고, 야당 의원들의 잇단 항의로 토론은 진행되지 못했다.
윤 위원장은 “토론을 할 상황이 아니다”라며 토론을 종결했고 곧바로 “법안에 찬성하는 의원님들은 기립해 달라”며 표결을 진행했다. 민주당 의원들 11명과 최강욱 열린민주당 의원이 자리에 일어났다.
급기야 야당 의원들은 "지금 무엇하냐"며 의사봉까지 두드리지 못하게 막았다. 그러자 윤 위원장은 의사봉 대신 손바닥으로 책상을 두드리며 공수처법 의결을 선언했다.
전체회의 개의후 법안이 처리되기까지 걸린 시작은 고작 10분이었다.
야당 의원들은 “이런 날치기가 어디있느냐”며 항의를 이어갔다. 주 원내대표는 민주당 의원들을 향해 “의원이 되니까 세상 안무섭냐. 어떻게 망하는지 내가 똑똑히 두고보겠다”고 엄포했다.
그럼에도 윤 위원장은 “안건 심사를 마쳤다”며 “법무부장관과 법원행정처장은 이석해도 좋다”고 했고, 추미애 법무장관과 조제연 법원행정처장은 퇴장했다.
야당 의원들은 한동안 항의를 이어가다, "앞으로 법사위에 야당은 없다"며 퇴장했고 윤 위원장은 "야당 의원님들 수고하셨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법사위 의원들은 책상 앞 명패를 모두 떼어 윤 위원장에게 반납했다.
퇴장 후 주 원내대표는 "청와대와 민주당은 공수처를 만들어냈다고 회심의 미소를 지을 지 모르지만, 우리 국민은 결코 바보가 아니다"라며 "문재인 정권은 공수처법을 무도하게 개정하는 것으로 폭망의 길로 들어섰다"고 토로했다.
이어 "독재정권이 자기 치부 덮기 위해 만든 기관이 성공한적 한번도 없으며, 국민은 문 정권과 민주당 폭거를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도읍 의원도 "우리가 민주국가 맞냐"면서 "우리 국회는 야당이 필요없는 국회가 돼 버렸다"고 하소연했다.
국민의힘은 9일 본회의에서 공수처법 개정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통해 표결 시도를 막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민주당은 다음 날인 10일 오후 임시국회를 소집한 상황이다. 국회법상 필리버스터 안건은 다음 회기 본회의에 자동 상정돼 표결에 부쳐져 이날 임시국회가 열리면 민주당은 공수처법을 의결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