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 애니메이션 스트리밍 ‘크런치롤’ 인수…시너지 효과 기대

입력 2020-12-10 15:33수정 2020-12-10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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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가 1조2800억 원…크런치롤, 무료회원 9000만·유료 300만 달해
넷플릭스에 의존 콘텐츠 공급망 자체 구축 나서

▲미국 애니메이션 스트리밍 서비스 크런치롤. 일본 소니가 크런치롤을 11억7500만 달러(약 1조2775억 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출처 크런치롤 홈페이지 캡처
일본 소니가 미국 통신회사 AT&T로부터 미국 애니메이션 스트리밍 서비스 크런치롤을 인수하기로 했다. 이번 인수를 통해 소니는 그동안 부족했던 콘텐츠 공급망 부문을 채울 수 있게 됐다.

10일(현지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소니는 크런치롤을 11억7500만 달러(약 1조2775억 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크런치롤은 세계 200여 개국에서 9000만 명의 무료회원과 300만 명의 유료회원을 보유하고 있어 소니의 콘텐츠 공급망에 날개를 달아줄 수 있다.

소니는 2017년 미국 퍼니메이션프로덕션을 인수해 회원 100만 명을 두고 있다. 애니메이션 ‘귀멸의 칼날’ 등 인기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지만, 공급은 거의 넷플릭스 등 외부 스트리밍 업체에 의존해왔다. 따라서 이번 인수를 통해 콘텐츠를 스스로 공급할 수 있는 망을 구축하는 방식으로 사업 부문을 확대할 계획이다.

인수는 모회사 AT&T에서 크런치롤의 주식을 전부 취득한 후 관계 당국의 승인을 거쳐 자회사로 만드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AT&T는 크런치롤을 매각하며 워너미디어의 개편 의지를 다시 한번 보여줬다. 2018년 AT&T는 850억 달러를 투입해 세계 최대 콘텐츠 제공 업체 타임워너를 인수했다. 하지만 무리한 인수로 AT&T의 순 채무가 1800억 달러 이상으로 불어나 사업 개편이 불가피해졌다.

AT&T는 지난해부터 구조 조정의 일환으로 사업부 매각을 타진해왔다. 푸에르토리코의 무선 통신 사업과 데이터 센터, 뉴욕의 사무실 등 수십억 달러 규모의 자산을 매각하며 현금 확보에 주력했다.

토니 빈시케라 소니픽쳐스엔터테인먼트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성명에서 “우리는 글로벌 예술 형식에 대해 깊이 이해하고 있으며 전 세계 소비자들에게 뛰어난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고 전했다. 이어 “크런치롤과 함께 우리는 가능한 최고의 경험을 제공하고 일본을 비롯한 다른 지역의 제작자들에게 더 큰 기회를 줄 것”이라고 자신했다.

소니의 애니메이션 사업 인수는 음악 등 다른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해볼 만하다. 오사나이 아츠기 와세다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이번 인수로 소니가 음악을 홍보하기가 더 쉬워졌다”고 말했다. 애니메이션 주제가를 소니 소속 작곡가에게 맡기는 일이 있어 애니메이션과 음악 부문이 동시에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요시다 켄이치로 소니 회장의 경영 전략인 ‘사업부 간의 시너지 극대화’와 일맥상통한다. 닛케이는 “크런치롤의 인수를 통해 게임과 영화, 음악 등 소니 그룹 전체의 엔터테인먼트 사업이 강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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