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남성이 기성 작품을 통째로 도용해 여러 문학상을 수상했다는 의혹이 제기되 논란이 되고 있다.
16일 단편 소설 ‘뿌리’를 집필한 김민정 작가는 “제 소설 ‘뿌리’의 본문 전체가 무단도용되었다”라고 밝혔다.
‘뿌리’는 2018년 백마문화상을 받은 단편 소설이다. 하지만 이 작품은 지난해 각종 공모전에 투고되었고 5개 공모전에서 문학상을 수상했다. 당연히 수상자는 김민정 작가가 아닌 다른 남성이었다.
특이한 점은 김민정 작가의 글 일부분이 표절된 것이 아닌 제목과 내용이 모두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투고되었다는 점이다. 이 남성은 제목 역시 ‘뿌리’를 그대로 차용해 썼다.
이는 한 누리꾼의 제보를 통해 수면 위로 드러났다. 이와 함께 이 남성이 과거에도 신문 칼럼, 인터넷 게시글 등을 무단 도용해 각종 공모전에서 상을 휩쓸어 왔다는 의혹이 추가로 제기돼 논란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김민정 작가는 “도용은 창작자로서의 윤리와도 명확히 어긋나는 일이다. 문학 외의 다른 창작 장르에도 마찬가지”라며 “남의 창작물을 자신의 것으로 둔갑시키는 것은 원작가의 사유를 짓밟는 것”이라고 일침했다.
그러면서 “문학상 운영에서의 윤리의식도 필요하다. 문학상 규모의 크고 작음을 떠나, 당선작이라 칭하는 작품엔 그에 맞는 표절, 도용 검토가 필요하다”라며 “‘뿌리’가 2018년 백마문화상을 수상한 작품이라는 건 구글링만 해 보아도 전문이 나온다”라고 문학상 측의 안일한 운영 방식을 꼬집기도 했다.
한편 ‘뿌리’를 도용한 남성은 ‘제 16회 사계 김장생 문학상’ 신인상, ‘2020포천38문학상’ 대학부 최우수상, ‘제7회 경북일보 문학대전’ 가작, ‘제2회 글로리시니어 신춘문예’ 당선, 계간지 ‘소설 미학’ 2021년 신년호 신인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