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다른 방구석] 클릭 하나로 내 방을 미술관으로…'예술 작품 구매'

입력 2021-01-19 18:09수정 2021-01-20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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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 밖에도 못 나가고 지루한 일상을 보내고 계신가요? 유튜브, 넷플릭스는 이제 지겹다고요? 여기 남다른 취미로 재밌는 일상을 보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독특한 취미로 가득한 '남다른 방구석'을 엿 보며 여러분의 일상도 다채롭게 꾸며보세요.

▲MZ세대를 중심으로 예술 작품 구매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며 관련 온라인 플랫폼이 성장하고 있다. 사진은 대학생 지우 씨가 구매한 심주하 작가의 패브릭 포스터다. (사진제공=천지우)

'예술 작품 구매'라고 하면 대단한 컬렉터들의 전유물처럼 왠지 어렵게 느껴진다. 하지만 문화 예술이 대중에게 안겨 일상이 된 지금, 예술 작품 구매는 더는 일부 사람들만이 향유하는 어려운 취미가 아니다. 요즘은 작품을 구매할 수 있는 통로가 다양해 클릭 하나로도 작품을 쉽게 구매할 수 있다. 신진 작가를 중심으로 가격대가 부담스럽지 않은 중저가 작품도 많다.

백석대학교 디자인영상학부 시각디자인 전공 졸업을 앞둔 지우 씨는 최근 온라인에서 예술 작품을 자주 구매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오프라인에서 작품을 만날 기회가 적어지면서다. 어릴 때부터 미술관 방문을 즐기며 "예술이 일상으로 스며들었다"는 지우 씨는 신진 작가들의 디자인 굿즈를 주로 구매한다.

지우 씨는 "최근 주변에 예술 작품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어난 것을 느낀다"며 "전공자가 아니더라도 아트 포스터, 전시 굿즈 등 구매한 예술 작품을 SNS에 공유하는 또래 친구들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지우 씨가 온라인에서 구매한 '다송'의 수공예 컵과 수저받침 세트. 그는 "작품을 구매할 때 예술성이나 시각적인 측면과 함께 실용성을 함께 고려한다"고 말했다. (사진제공=천지우)

예술 작품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온라인 판매 플랫폼 역시 성장하고 있다. 온라인 예술 플랫폼 '아트다'에 따르면 온라인 예술 시장은 통계가 시작된 2013년부터 매년 13~15%씩 성장하고 있다. 아트다 최동훈 대표는 "온라인 미술 시장이 전체 미술 시장을 대체하기는 어렵겠지만, 미술 시장 확대와 투명화·공정화에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온라인 예술 플랫폼의 주 타겟은 MZ세대(1980년~2000년대 초반 출생 세대)다. 온라인에 익숙하며 자신의 개성과 취향을 중시하는 이들은 온라인 미술 시장의 주 소비층으로 떠오르고 있다. 방탄소년단 RM 등 유명 아이돌의 작품 소장이 MZ세대의 구매에도 영향을 줬다. 아트다 역시 최근 MZ세대를 겨냥한 명화 프린트 제품 '아트다 프린트'를 선보였다.

▲'아트다 프린트'는 저렴한 가격에 클림트, 고흐, 마티스 등의 알려지지 않은 명작을 담았다. 최동훈 대표는 "아트다 프린트가 MZ세대의 집을 ‘방구석 미술관’으로 변화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진제공=아트다)

최근에는 유통업계도 온라인 예술 작품 판매에 뛰어들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운영하는 온라인몰 '에스아이빌리지'(S.I.VILLAGE)는 지난해 10월부터 앤디 워홀, 제프 쿤스, 데이비드 걸스타인, 최영욱 등 국내외 유명 작가의 작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현재는 여러 프레임의 아트 포스터와 다양한 오브제의 조소 작품을 판매하고 있다.

플랫폼에 기대지 않고, 직접 온라인 판매에 나선 작가들도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인테리어 소품이나 굿즈를 판매하는 디자이너를 중심으로 활발하다. 인스타그램에서 고양이밴드 액옹스를 그리고 있는 일러스트 작가 희동은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서 자신의 일러스트를 담은 스티커와 그립톡 등 굿즈를 판매하고 있다. 희동 작가가 스마트스토어를 선택한 이유는 "나만의 사이트를 가지고 싶어서"다. 지난해 코로나로 인해 오프라인 페어에 참여하지 못한 것도 영향을 줬다.

투자 열풍이 활발해지며 예술 작품을 투자의 대상으로 활용하는 MZ세대도 늘고 있다. 이른바 예술 작품으로 재테크하는 '아트 테크'(아트+재테크)다. 최근에는 하나의 예술 작품을 공동으로 구매해 수익을 나누는 예술 작품 공동 구매 플랫폼이 주목을 받고 있다. '아트 투게더', '아트앤가이드', '아트블록'(Tessa)이 대표적이다. 서울옥션 역시 회사 서울옥션블루를 통해 미술작품 공동구매 플랫폼 ‘소투'(SOTWO)를 곧 선보일 예정이다.

예술 작품 공동 구매는 적은 비용으로도 고가의 작품에 투자해 차익을 얻을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아트 투게더에 따르면 지난달 온라인 경매를 통해 매각이 진행된 세 작품의 평균 수익률은 78.93%에 달한다. 다만 아트 테크가 '투자'인 만큼 항상 리스크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지우 씨가 구매한 심주하 작가의 아이폰 케이스와 코스터. (사진제공=천지우)

작품을 구매하는 것이 망설여진다면 작가·디자이너나 미술관에서 진행하는 온라인 클래스를 통해 먼저 예술과 친해지는 것을 추천한다. 지우 씨는 "요즘에는 다양한 예술 관련 클래스들이 워낙 많아서, 클래스를 통해 미술을 더욱 쉽게 접할 수 있고 나만의 특성을 살리는 작품을 창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작가의 창의성이 담긴 굿즈, 저렴하게 명화를 즐길 수 있는 프린트 제품도 좋은 선택이다. 아트다 최동훈 대표는 "MZ세대는 문화 예술에 대한 욕구가 강해 전시회 관람·핫플 방문에 적극적이지만, 요즘 코로나로 전시회 자체가 줄며 이러한 욕구를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며 "아트다 프린트가 정서적,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 시대의 청년들에게 큰 위안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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