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삼 생산시스템 현대화…새싹삼 보급 숨은 공신
우량 묘삼 생산으로 새싹삼 시장 250억 원으로 성장
"인삼은 비싼 6년근 홍삼 중심 건강기능성식품으로 인식됐지만, 이제는
손쉽게 먹을 수 있는 약용채소로 인식되죠. 새싹삼이 인삼의 채소화에 가장 크게 기여했습니다."
장인배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농업연구사는 이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인삼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인삼은 10대 국가전략 생명연구자원일뿐만 아니라 북한 특히, 개성에서의 교류협력 사업으로 확대될 소중한 우리나라의 자원"이라며 "공무원이자 연구자로서 이같이 귀중한 자원을 연구개발하고 있다는 게 항상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장 연구사는 경희대에서 생명공학을 전공하고, 전북농업기술원에서 처음으로 공직에 입문했다. 이후 다시 농진청으로 자리를 옮겨 인삼에 대한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그는 특히 뿌리만을 사용하는 기존 인삼에서 벗어나 잎과 열매에 대한 활용 방안에 주목했다. 약용으로 한정된 인삼의 한계를 벗어나 다양한 소비가 이뤄지도록 하고 싶었다. 이 연구는 인삼의 대중화, 채소처럼 쉽게 먹을 수 있는 새싹삼으로 이어졌다.
새싹삼은 1~2년생 묘삼을 4∼6주간 키워 잎, 뿌리, 줄기를 통째로 먹을 수 있는 약용채소로, 은은한 향과 쌉싸름한 맛이 특징이다. 새싹삼의 기능 성분인 진세노사이드(사포닌)는 뿌리에는 2~4㎎, 잎과 줄기에는 8~11㎎이 들어있어 통째로 먹으면 간을 보호하고 면역력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준다.
새싹삼은 저장된 묘삼의 싹을 틔워 잎, 줄기, 뿌리 전체를 약용채소로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뿐만 아니라 잎의 기능성을 홍보해 인삼의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보여줬다.
장 연구사는 "2014년 재배기간을 줄인 부드러운 식감을 가진 새싹삼이 나오면서 인삼이 비싸고 약으로만 사용된다는 인식에서 벗어나게 됐다"며 "향후 3~4년근 친환경 인삼을 하우스에서 연속 생산하며 잎뿐만 아니라 열매를 가공소재로 활용한다면 인삼산업이 한층 도약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후 새싹삼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높아졌지만 표준화되지 않은 기존 방식으로는 묘삼(어린 인삼) 공급이 이를 뒷받침하지 못했다. 인삼에 대한 인식이 바뀌려는 시기에 자칫 외면당할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이에 장 연구사는 안정적인 묘삼 생산과 성분 표준화 연구에 몰두했다. 그는 관리가 쉽도록 땅이 아닌 상토를 채운 곳에서 묘삼을 키우는 방안을 마련했고, 고온에 취약한 인삼을 위해 개방형 이중하우스를 도입해 고온 피해를 줄이는 기술을 개발했다. 여기에 3일 정도면 잎이 시드는 새싹삼의 황화현상을 막기 위해 기능성 필름을 활용한 전용 포장 용기도 고안했다.
이같은 연구가 성과를 내면서 관련 농자재나 시스템 등 기술이전과 사업화도 꾸준히 이뤄졌다. 2019년에는 새싹삼의 수출코드가 신설되면서 수출길도 열렸다.
장 연구사는 "2013년 전무했던 인삼 공정육모 면적은 2020년 12.8㏊로 늘었고, 2019년에는 100녀 농가에서 생산해 약 250억 원의 매출액을 올리게 됐다"며 "특히 하우스 우량묘삼 생산은 새싹삼뿐만 아니라 6년근 인삼 재배에도 활용되고 있어 인삼 산업 전반에 기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목표는 인삼의 다양한 활용 방안을 계속해서 찾아내는 것. 그는 "지금껏 인삼의 채소화를 위해 새싹삼 연구가 기여했다면 가공과 신소재의 확산을 위해 3~4년근 인삼의 잎과 열매를 보다 심도 있게 연구해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