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공매도에 가담했던 멜빈캐피털의 자산 53%가 한 달 만에 증발했다. 올해 125억 달러(약 14조 원)의 자산으로 출발했지만, 현재는 80억 달러 수준에 그친다. 여기에는 헤지펀드 시타델과 포인트72자산운용 등이 지난주 긴급 자금으로 지원한 27억5000만 달러가 포함됐다. 지난 3년간 멜빈캐피털에 투자를 해 온 시타델과 포인트72 역시 지난달 손실을 보았으나 그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다.
멜빈캐피털은 설립 이후 꾸준히 성장해 월스트리트 최고 헤지펀드 중 하나로 부상했지만, 게임스톱 주식에서 쇼트 포지션을 취하면서 비극은 시작했다. 공매도에 맞선 개인 투자자들이 회사 주가를 1700% 가까이 띄운 탓에 막대한 손실을 본 것이다. 이 외에도 베드배스앤드비욘드, GSX테크에듀, 내셔널베버리지 등을 상대로 공매도했지만, 이들 종목 역시 각각 78.4%, 62%, 99% 상승하며 타격을 입었다.
헤지펀드 관계자는 “멜빈의 레버리지 비율(타인 자본 의존도)은 2014년 회사 설립 이후 최저치”라며 “이에 멜빈은 포트폴리오 리스크를 크게 줄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게임스톱을 공매도 한 또 다른 헤지펀드 메이플레인 역시 1월에만 45%의 자산 손실을 기록했다. 메이플레인은 올해 약 35억 달러의 자금을 운용하던 회사다. D1캐피털은 약 20%의 손실을 보았다.
WSJ는 “일부 펀드 매니저들 사이에서 이번 사건으로 업계 운용 방식이 바뀔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가 나온다”며 “많은 펀드가 거래량이 적고 공매도가 많은 종목을 피하기 위한 정책을 만들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