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게임스톱’처럼 공매도와 전면전” 선포
"공매도와의 전면전을 선포한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 대표는 31일 공매도 폐지 운동 소식을 알리면서 이같이 말했다. 한투연은 이날 성명서에서 “공매도는 1년 더 금지한 후, 완전히 폐지해야 한다”며 “미국의 게임스톱처럼 셀트리온과 에이치엘비를 집중 매수하겠다”고 밝혔다. 셀트리온라 에이치엘비는 각각 코스닥과 코스피에서 공매도 비중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공매도와의 전면전 소식이 들리면서 셀트리온과 에이치엘비 주가는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셀트리온은 2월 1일 오전 33분 현재 직전 거래일보다 12.5% 오른 36만4500원에, 에이치엘비는 8% 오른 9만72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한투연은 셀트리온·에이치엘비 주주 연합과 동학개미들의 지원을 끌어내 공매도 청산을 유도하고, 나아가 미국 내 개인투자자 로빈 후더와도 연대한다는 계획이다. 또 게임스톱 매수를 이끌어 공매도와의 전쟁에서 승리의 상징이 된 미국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Reddit)의 월스트리트베츠(Wallstreetbets)의 이름을 따 ‘케이스트리트베츠’(Kstreetbets·KSB) 사이트를 개설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로빈 후더들이 월가를 점령했듯, 동학 개미들이 여의도를 점령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 로빈후더 반란의 상징이 된 게임스톱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모인 개인 투자자들이 공매도가 집중된 종목을 매수하며 일어났다. 개인 투자자들의 물량 공세에 게임스톱을 비롯한 공매도 집중 종목의 주가가 급등하면서 헤지펀드들이 주식을 되사서 갚아야 하는 ‘숏 스퀴즈’가 유발됐다.
실제로 게임스톱 사태 이후 헤지펀드들의 수익률이 반 토막 난 것으로 알려졌다. 3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공매도에 가담했던 멜빈캐피털의 자산 53%가 한 달 만에 사라졌고, 게임스톱을 공매도 한 또 다른 헤지펀드 메이플레인은 1월 한 달간 45%의 자산 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개인투자자들은 그동안 꾸준히 공매도 재개 반대와 관련 제도 개선을 꾸준히 요구해왔다.
개인 투자자들이 현재 특히 문제 삼고 있는 것은 ‘무차입 공매도’다. 불법 공매도를 원천 차단할 수 있는 실시간 무차입 공매도 적발시스템 없이는 공매도를 재개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한투연은 이날 성명서에서도 “불법 공매도가 원천적으로 근절될 수 있는 제도개선이 완벽하게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공매도 재개를 운운하는 것은 난파선에 있는 구멍을 수리하기도 전에 시간이 되었으니 빨리 배에 타라고 보채는 행위”라면서 “1개월 주기가 아닌 매일 실시간으로 불법을 적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한투연은 오늘부터 “나는 공매도가 싫어요!"라는 문구가 쓰인 홍보 버스를 운행한다고 밝혔다. 홍보 버스는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과 금융감독원, 증권가를 거쳐 종로구 정부청사와 청와대 일대를 왕복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