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스톱을 둘러싼 개인 투자자와 기관의 '공매도 전쟁'에 '서학개미'(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가 부랴부랴 주식 순매수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게임스톱의 파장은 일시적일 것이라며 펀더멘털에 기반한 투자가 지속돼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1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27일(현지시간) 기준 예탁원을 통한 게임스톱 주식 순매수 금액은 1154만 달러(약 129억 원)로 집계됐다. 국내 투자자들이 게임스톱 주식을 3억2101만 달러 매수하고 3억947만 달러 매도한 결과다.
이에 따라 매수·매도 전체 결제금액은 6억3049만 달러로 지난달 26일(1억3968만 달러)의 약 4.5배로 급증하면서 테슬라(1억8900만 달러), 애플(9552만 달러) 등을 제치고 이틀 연속 일간 결제금액 1위를 차지했다.
게임스톱 주식을 놓고 개미 군단과 대형 헤지펀드의 줄다리기는 계속되는 모습이다. 멜빈 캐피털 등 일부 헤지펀드는 손실을 견디지 못하고 항복을 선언했으나. 대부분 공매도 세력은 천문학적 손실에도 불구하고 12조 원이 넘는 주식을 공매도한 채 주가가 내리기를 기다리며 버티는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전히 게임스탑의 주가가 결국엔 급락할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돼 있다는 분석이다.
게임스톱 공매도 주식 총액은 112억 달러(약 12조5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총액 기준으로는 뉴욕증시에서 테슬라와 애플에 이어 세 번째 많은 규모이다. 그러나 시장조사업체 S3 파트너스에 따르면 지난주 게임스톱 공매도 잔량은 8% 감소하는 데에 그쳤다.
일각에선 게임스톱 사태가 비트코인 등 암호 화폐와 다른 상품 시장으로 계속 번지는 양상으로 후폭풍을 우려했지만 더는 확산할 가능성이 작다는 게 시장의 예상이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위기 이후 주가가 오르면서 미국 주식의 유동주 대비 공매도 잔고는 이미 2012년 이후 최저 수준"이라며 "미국의 추가 부양책 통과로 개인투자자들이 현금을 받으면 유사한 사례가 반복될 가능성이 있지만 주가는 결국 기업 본질적 가치로 회귀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글로벌 증시에서 버블이 형성되고 있다는 지적은 동의하나 거품이 붕괴하고 있다고 보지 않는다는 진단이다. 거품 붕괴의 대표적 징후 중 하나는 비이성적 주가 상승이다. 단기 주가 상승률 측면에서는 코스피가 버블의 조심은 보이지만 거품 붕괴는 적어도 4~5년간 주가가 누적한 결과다.
허 연구원은 "나스닥과 코스피 모두 과거 버블 붕괴 당시 평균 5년에 걸친 417%만큼의 상승에는 못 미친다"고 설명했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 역시 "게임스톱 사태는 그만큼 시장이 과열돼 있다는 증거"라며 "하나의 현상일 뿐 국내 증시에 대한 영향력은 없다"고 평가했다.
유 팀장은 "저금리로 기반을 둔 유동성, 전 세계 경기 회복 등 전반적인 투자환경은 여전히 주식 상황이 우호적"이라며 "장기 조정 가능성은 작다"고 봤다. 그는 다만 "그동안 경기 회복 및 실적 기대감에 펀더멘탈 대비 빠르게 증시가 오른 것도 사실"이라며 "글로벌 경제 지표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