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중 화이자 백신 350만명분 조기 도입…3분기 접종대상 2분기로 앞당겨질 수도
정부가 미국 화이자사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추가 구매함에 따라 국내 접종 일정도 변경이 불가피해졌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이 보류된 요양병원·시설의 65세 이상 입원·입소자, 종사자에게 화이자 백신을 대체 접종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정경실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 추진단 예방접종관리반장은 16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브리핑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당장은 65세 이상 어르신들에게 접종하지 않지만, 미국의 임상시험 결과나 외국의 고령자 접종 결과들을 추가로 확인하면 접종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며 “만약 접종이 어려운 것으로 판단되면 4월부터 3월 이후 들어오는 화이자 백신이나 모더나, 얀센 등 다른 제약사의 백신을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화이자와 백신 300만 명분을 ‘2분기 도입’ 조건으로 추가 구매하면서 기구매한 1000만 명분 중 50만 명분을 3월 말 조기 도입하기로 합의했다.
요양병원·시설의 65세 미만 입원·입소자, 종사자에 대해선 기존 계획대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한다. 정 반장은 “요양병원·시설에서 외부와 접촉이 많은 종사자 등에 대해선 먼저 접종을 하고 들어간다”며 “기본적으로 요양병원·시설에 있는 노인들을 보호할 수 있는 1차 보호망은 이번에 형성하고 들어가게 됐다”고 설명했다. 65세 이상에 대한 도입 시기는 3월 말에서 4월 초로 예상하고 있다. 그는 “임상시험 결과가 나오는 대로 바로 예방접종 전문위원회를 열어서 추가적인 접종계획을 마련하고 접종을 시작하도록 하겠다”고 부연했다.
이날 신규로 구매계약을 성사한 노바백스 백신에 대해선 안전성·유효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2분기부터 국내에 도입되는 노바백스 백신은 SK바이오사이언스가 기술이전을 통해 국내에서 생산하는 물량 2000만 명분(4000만 회분)이다.
양동교 추진단 자원관리반장은 “노바백스 백신은 영국에서 임상 3상이 진행되고 있고, 미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도 (임상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89% 예방효과도 영국 임상시험 결과에 대한 중간발표”라고 설명했다. 특히 “일반적으로 부작용이 적고, 안전성과 유효성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라며 “구체적으로는 국외나 우리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심사 과정에서 안전성·유효성에 대한 최종 평가는 가능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다만 노바백스 백신의 접종대상은 아직 미정이다. 신규 도입분인 만큼, 식약처 심사와 예방접종 전문위원회 심의가 필요하다. 2분기 접종대상은 65세 이상 노인과 노인재가복지시설, 장애인 거주·이용시설 등 취약시설 입소자와 종사자다. 위탁생산으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물량이 확보된 상황에 2000만 명분이 추가 도입돼 3분기 접종대상의 접종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
러시아 스푸트니크V 등 추가 백신 구매와 관련해선 확정된 게 없다. 양 반장은 “러시아 스푸트니크사와 국내 생산업체 간 (위탁생산 등) 관계에 대해선 공식적으로 확인된 바가 없다”며 “현재 스푸트니크V 백신 구매와 관련해 (정부 차원에선) 진행된 사안이 없다”고 말했다.
화이자 추가 구매분과 노바백스 신규 구매분을 포함해 정부가 확보한 코로나19 백신 물량은 총 7900만 명분이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이날 SK바이오사이언스와 노바백스 백신 공급계약을 체결하는 자리에서 “전 세계적으로 백신 공급의 불확실성이 많은 상황에서 국내 생산·공급이 가능한 노바백스 백신 및 화이자 백신 조기 도입을 통해 안정적 수급에 기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