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2년 이내 출생아 수 10년 전의 반토막…둘째아 이상 출산도 49% 급감
비혼·만혼만큼 심각한 문제는 혼인관계에서 출생아 감소다. 특히 둘째아 이상 출산은 10년 전과 비교해 2배 가까이 줄었다.
28일 통계청의 ‘2020년 출생·사망통계 잠정결과’를 보면, 결혼생활 기간별(사실혼 포함) 출생아 수는 2년 미만에서 9만300명으로 집계됐다. 10년 전(2010년, 18만1800명)의 절반도 안 되는 수치다. 같은 기간 혼인 건수는 32만6100에서 21만3500건으로 11만2600건(34.5%) 줄었다. 혼인 건수 감소보다 결혼생활 2년 미만에서 출생아 감소가 더 가파른 상황이다. 비혼·만혼과 별개로 혼인한 뒤에도 출산을 기피하는 상황이 이어진다고 볼 수 있다.
모(母) 연령대별로는 20대가 6만2000명으로 10년 전(36만1800명)보다 30만1600명(83.4%) 급감했다. 단순히 비혼·만혼이 문제라면 30대 이상에서 출생아 수가 늘어나 하나, 30대 초반(30~34세)은 2015년부터, 30대 후반(35~39세)은 2013년부터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
특히 둘째아 이상의 감소가 가파르다. 지난해 출산순위별 출생아 수는 첫째아가 15만4100명으로 전년보다 1만4400명(8.5%), 둘째아는 9만5700명으로 1만2800명(11.7%), 셋째아 이상은 2만2500명으로 3100명(12.2%) 각각 감소했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차이는 보다 명확해진다. 첫째아는 23만5500명에서 15만4100명으로 8만1400명(34.6%) 줄었는데, 둘째아 이상은 23만1700명에서 11만8200명으로 11만3500명(49.0%) 급감했다. ‘반토막’에 가까운 성적표다.
둘째아 이상 출산 감소는 일반적인 출산 포기와는 배경이 다르다. 첫째아 출생 감소는 비혼·만혼이나 임신·출산계획 연기·포기 등 당사자의 선택에 의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반면, 둘째아 이상 출생 감소는 ‘이미 한 차례 이상 출산을 경험하고, 출산 의사가 있는’ 가구에서 추가 임신·출산이 감소한 것이다. 산모의 출산연령 상승, 육아 불만족, 생계난 등 사유가 다양하다.
이 중 산모의 출산연령 상승은 부모의 임신·출산 의사와 무관하게 난임·불임 등 현실적인 벽을 만든다. 지난해 모의 평균 출산연령은 33.1세로 전년보다 0.1세 올랐다. 출산순위별로 첫째아는 32.3세로 10년 전보다 2.2세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