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신도시 '땅 투기 의혹'이 일파만파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직원들의 '적반하장'식 태도에 여론이 들끓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 앱에는 LH 직원으로 추정되는 A 씨가 글을 올려 공분을 샀다. LH 소속으로 표시된 A 씨의 글에는 "(이번 땅 투기 의혹 사태는) 어차피 한두 달만 지나면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혀서 물 흐르듯이 지나가겠지(라고) 다들 생각하는 중. 물론 나도 마찬가지고"라며 "털어봐야 차명으로 다 해놨는데 어떻게 찾을 것임?"이라는 내용이 담겨있다.
블라인드 앱은 자사 이메일을 통해 소속 직원인 것을 인증해야 글을 작성할 수 있다. LH 직원들이 올린 글 역시 현직 직원이거나 퇴직 직원일 가능성이 큰 셈이다.
A씨는 이어 "너희들이 아무리 열폭(열등감 폭발)해도 난 열심히 차명으로 투기하면서 정년까지 꿀 빨면서 다니련다. 이게 우리 회사만의 혜택이자 복지인데. 꼬우면 너희도 우리 회사로 이직하던가"라며 "공부 못해서 못 와놓고 꼬투리 하나 잡았다고 조리돌림 극혐"이라고 했다.
또 다른 글은 "너무 억울하다"면서 "왜 우리한테만 지랄하는지 모르겠다"는 거친 언사를 서슴지 않았다.
그러면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정치인들이 우리 쪽에 정보를 요구해서 투기한 걸 몇 번 봤다. 내 생각에는 일부러 시선을 돌리려고 LH만 죽이기를 하는 것 같다"며 음모론도 폈다.
지난 8일에는 LH 직원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동료들과 나눈 카카오톡 대화 내용도 유출돼 공분을 샀다. 이들은 투기 의혹에 분노한 농민들이 LH 경남 진주 본사 앞에서 항의 집회와 기자회견을 열자 “28층이라 (시위 소리가) 하나도 안 들린다. 개꿀(너무 좋다는 뜻의 비속어)”이라며 비아냥댔다.
부동산 전문 인터넷 카페를 비롯해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여전히 LH 직원들은 반성은커녕 마녀사냥을 당한다고 생각하는구나. 그동안 얼마나 당연시하게 땅 투기를 해왔으면 이게 얼마나 심각한 문제인지 깨닫지 못할까", "LH가 잘못되면 물귀신처럼 다 끌고 들어간다는 생각에 저렇게 직원들이 당당할 수 있는 것이다. 이참에 모든 의혹을 낱낱이 파헤쳐야 한다", "LH는 해체하라" 등 분노어린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LH 측은 “LH 직원이라고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는 글에 대해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대단히 안타깝고 죄송하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