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짧은 논평으로 비판
정의당 "강력 규탄…석고대죄해도 모자라"
오신환 "말꼬리 잡는 불필요한 논쟁"
오세훈 서울시장 국민의힘 후보가 용산참사를 "폭력적 형태의 저항"이라고 표현하자 정치권과 노동계에선 비판의 목소리가 잇달아 나왔다. 민주노총은 "욕도 아깝다"는 짧은 논평을 냈고 정의당은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오 후보 측은 해당 발언이 불필요한 논쟁이라고 반박했다.
민주노총은 1일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의 용산참사 관련 발언에 대한 민주노총 입장'이라는 제목의 논평을 올렸다. 해당 게시물에는 '욕도 아깝다.'라는 짧은 문구만 담겼다.
앞서 오 후보는 전날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 참가해 용산참사를 두고 "전국철거민연합이라고 시민단체가 가세해서 매우 폭력적인 형태의 저항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사고는 과도하고 부주의한 폭력 행위를 진압하기 위한 경찰력 투입으로부터 생겼던 사건"이라고 덧붙였다.
해당 발언에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은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홍정민 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오 후보의 발언 이후 브리핑을 통해 "오 후보에게 집 잃은 철거민은 서울시민도 아니고 사람도 아니냐"며 "인권 감수성도 약자에 대한 동정심도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오 후보 발언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동영 정의당 수석대변인도 전날 브리핑을 통해 "영세한 상가 세입자들의 생존권 요구에 공권력 남용과 폭력을 자행했던 행정 책임자로서 고인과 유가족에게 해서는 안 될 발언"이라며 "용산참사 희생자와 유족, 그리고 서울시민들에게 사과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오 후보 측은 해당 발언이 문제 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오신환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당시 집회와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그 공권력을 행사한 것은 경찰"이라며 "오히려 갈등을 수습하고 그걸 해결하려고 하는 노력은 서울시장이 떠안고 했다는 그 뒤 발언들의 취지가 있다"고 반박했다.
실제 오 후보는 폭력적 저항이라는 발언 후 "보상 문제나 피해자들과 각종 협의 문제도 서울시가 나서서 해결했던 것이 본질"이라며 "극한 투쟁과 갈등 모습으로 나타났던 건 시장으로서 분명히 책임감 느껴야 햘 대목"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러번 이 입장에 대해 죄송스럽단 말씀 드렸던 거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 위원장은 해당 발언이 더 중요하다는 주장이다. 그는 "그 앞의 발언, 공권력이 강하게 진압했다는 용어 하나만 가지고 말씀을 하시는데 저는 그런 것들 자체가 오히려 말꼬리 잡는 불필요한 논쟁"이라고 비판했다.
용산참사는 오 후보가 서울시장이던 2009년 1월 20일 발생한 사건이다. 서울시 용산 재개발 보상대책에 반발한 철거민과 전철연 회원 등 30여 명은 한강로 2가에 있는 남일당 건물을 점거하고 경찰과 대치했고 이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6명이 사망하고 24명이 다친 참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