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기 공급 늘어난 데 따른 결과…이르면 2분기부터 실적 하락할 듯
예년의 2배 이상 올랐던 항공 화물 운임이 최근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속출로 여객 수요 반등이 요원해지자 항공사들이 생존을 위해 화물기 공급을 늘려서다.
운임 상승효과를 톡톡히 봤던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은 이르면 2분기부터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12일 홍콩에서 발표하는 TAC 항공운임지수에 따르면 홍콩~북미 노선 기준 지난달 평균 화물 운임은 ㎏당 5.48달러이다.
작년 12월 7.5달러를 기록한 이후 3개월 연속 하락했다. 지난해 3월(4.03달러)보다는 36% 상승했다.
다른 노선도 비슷한 흐름을 보인다.
지난달 홍콩~유럽 노선 평균 화물운임은 작년 12월(5.59달러)보다 28% 떨어진 4.05달러에 머물렀다.
운임이 감소한 이유는 최근 화물기 공급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여객 수요가 살아나지 않자 항공사들은 적자를 최소화하기 위해 화물 사업을 강화했다.
일부 항공사들은 여객기를 화물기로 개조했다. 대표적으로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2월 여객기 A350 2대를 화물기로 바꿨다.
운임 내림세는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여객 수요가 언제 회복될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항공사들은 화물 영업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KB증권 강성진 연구원은 지난달 보고서에서 “항공사들은 현재 거의 소멸 상태인 여객 수요를 고려할 필요가 없다”며 “화물 수요가 있는 노선에 여객기를 화물 전용으로 투입할 수 있으므로 항공 화물 운임 약세는 지속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항공 화물 운임 하락세로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은 비상이 걸렸다.
양사는 코로나19라는 악재에도 화물 사업에 힘입어 작년 2분기부터 4분기까지 3개 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
올해 1분기에도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은 흑자를 기록할 것이라고 증권업계는 예상한다.
하지만 운임 하락이 이어지면 양사 실적은 2분기부터 위축될 확률이 높다.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은 지난달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다른 항공사들의 화물 공급 확대 등으로 하반기부터 (화물 사업의) 수익 하락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한 바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백신 접종이 이뤄지고 있지만 코로나19가 종식돼야 여객 수요가 예년처럼 살아날 것”이라며 “항공사들은 그동안 화물 사업 강화 외에 별다른 조처를 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