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우주 탐사 기업 스페이스X가 제프 베이조스의 블루오리진을 제치고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달 착륙선 사업자로 선정됐다.
NASA는 16일(현지시간) 달 착륙선 개발 사업자로 스페이스X를 선정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스페이스X는 블루오리진과 다이네틱스 등의 경쟁업체를 꺾고 최종 계약업체로 선정됐다.
워싱턴포스트(WP)가 입수한 NASA 문서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프로젝트 사업비용으로 28억9000만 달러를 적어냈다. 이는 베이조스의 블루오리진이 제시한 입찰 가격보다 ‘상당히’ 낮은 가격대로, 다이네틱스는 이보다 약간 더 높은 가격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FT는 NASA 우주 관련 프로그램과 관련해서 민간업체를 선정할 때 두 곳의 경쟁업체를 동시에 선정하는 관행을 깨고 1곳만 계약을 체결한 것은 그만큼 예산 압박을 받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마크 키라시치 NASA 우주탐사본부장은 “우리는 미래에 현실적인 예산이라고 믿는 것을 제시한 스페이스X와 계약을 체결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NASA는 2024년을 목표로 인류를 다시 달에 보내는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아폴로 17호의 마지막 달 착륙은 지난 1972년 이뤄졌다. NASA는 록히드마틴 등과 함께 개발 중인 오리온 우주선에 4명의 우주비행사를 태워 달 궤도로 쏘아 올린 뒤 여기서 남성과 여성 우주인 1쌍을 스페이스X의 ‘스타십’ 달 착륙선에 갈아 태워 달 표면으로 내려보낸다는 구상이다. 달에 발을 내디딘 2명의 우주비행사는 일주일 동안 달 표면을 탐사한 뒤 다시 착륙선을 타고 달 궤도에 떠 있는 오리온 우주선으로 복귀하게 된다. 이와 관련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행정부는 이번 달 탐사 사업에 첫 여성 우주인과 유색인종 우주인을 포함하겠다고 공약하기도 했다.
한편, 스페이스X가 이번 계약 건까지 따내면서 다른 민간 업체들과의 격차가 더 커지게 되고 동시에 스페이스X에 대한 NASA 의존도가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