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3기 신도시와 주요 택지에서 올해 3만200가구를 사전청약한다고 21일 발표했다. 사전청약 대상지에 서울 노원구 태릉골프장(CC) 부지는 빠졌다. 그동안 태릉CC 개발을 반대해 온 주민들은 태릉지구가 사전청약 발표 명단에서 빠진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노원구청이 보낸 문자에 돌연 분개했다.
노원구는 이날 저녁 주민들에게 장문의 문자를 보냈다. 구는 문자에서 "노원구는 태릉CC의 그린벨트 해제에 원칙적으로 반대한다. 그러나 중앙정부는 주택 공급 확대 정책을 강력히 추진 중"이라며 "노원구민의 이익을 최우선에 두고 정부의 일방적 개발이 진행될 경우도 대비하고 있다"고 했다.
구는 국토부와의 합의한 사항도 공개했다. △사업부지 50% 내외 대형 공원으로 조성 △청년·신혼부부 공공임대 법정 최저치인 35%만 반영, 분양아파트 일정 부분 및 공공임대 50% 이상을 노원구민에 우선 공급 등이 주요 내용이다. 구청 측은 국토부에 △그린벨트 해제 시 태릉CC 부지에 '1만 가구→5000가구 이하' 공급 △지하철 6호선 화랑대역에서 태릉CC까지 지하철 건설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 완화 등을 추가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내용을 문자를 받은 주민들은 크게 분노했다. 주민들은 그린벨트 해제를 결사 반대하고 있는데, 구청 측이 그린벨트 해제를 전제로 국토부와 개발 협의를 진행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는 것이다.
태릉CC 주변지역 주민들로 구성된 '초록 태릉을 지키는 시민들' 관계자는 "노원구 측이 한밤 중에 갑자기 이런 문자를 발송한 것은 아무래도 주민들이 오승록 구청장에 대한 주민소환 절차를 밟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면서 "우리가 원하는 것은 그린벨트 해제 반대다. 태릉CC에 한 채의 집도 들어들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규철 국토부 공공주택추진 단장은 "노원구 등 현재 관계기관과 태릉CC 개발 협의를 진행 중"이라며 "어느 정도 구상안이 마련되고 지자체 등과 협의를 마무리하면 주민 공람 절차를 거쳐 사전청약 일정도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