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구 의류매장에서 직원을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주한 벨기에 대사 부인이 한국 경찰의 출석요구에 답변조차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장하연 서울경찰청장은 26일 서울 내자동 청사에서 열린 정례기자간담회에서서 “피터 레스쿠이에 주한 벨기에 대사의 아내 A 씨가 경찰의 출석요구에 대해 답변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장 청장은 “신고 후 피해자 조사와 CCTV 자료 등을 확보해 (대사 부인을) 피의자로 입건했다”면서 “피의자 출석 조사가 필요하기 때문에 외교부와 주한 벨기에 대사관 공관을 통해 출석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A 씨는 이달 9일 오후 3시께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한 의류매장에서 직원의 직원의 뺨을 때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A 씨는 이 의류매장에서 옷을 구경한 뒤 매장을 나서다 시비가 붙었고, 불쾌감을 느낀 A 씨는 매장을 다시 찾아 직원을 폭행했다.
논란이 커지자 피터 레스쿠이에 주한 벨기에 대사는 지난 22일 주한 벨기에 대사관 홈페이지와 공식 페이스북에 성명을 내고 “지난 4월 9일 벌어진 대사 부인 관련 사건에 깊은 유감을 표하며, 부인을 대신해 피해자에게 사과드린다”면서 “그러나 뇌졸종으로 입원 치료 중이며, 건강을 회복하고, 경찰 조사에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경찰의 출석 요구에는 묵묵부답이다. 장 청장은 “공식적으로 출석 요구에 대해 답변 받은 것이 없다. 사건은 주한 외국공관원 조사 절차에 따라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용산경찰서는 현재 대사 부인을 폭행 혐의로 조사하고 있지만 ‘외교관계에 관한 빈 협약’에 따라 우리나라에 파견된 외교사절과 그 가족은 면책특권 대상인 탓에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외교부는 수사기관과 손잡고 불법 행위에 엄정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