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의 공매도 불확실성으로 하락했던 코스피가 3200선을 회복하며 상승 출발의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4월 미국 경기지표가 예상보다 저조하면서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의 시기를 늦출 수 있다는 호재와 함께 다시 신고가를 향할지 주목된다.
10일 오전 10시07분 현재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4.04포인트(0.75%) 오른 3221.24를 기록했다. 지난달 20일 3220.70으로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던 것보다도 높은 수치로, 이날 최고 3224.51까지 올랐다.
코스피가 3200선을 회복한 것은 지난달 28일 3181.47로 마감한 이후 7거래일 만이다.
8거래일(4월22일~5월7일 순매수) 연속 3조3755억 원 규모의 물량을 내다 팔았던 외국인들의 매도세가 소폭 순매수로 전환한 것도 긍정적으로 비춰진다.
코스피는 이달 초(3일) 대형주 350개 종목의 공매도 재개를 앞두고 불안 심리를 가중하며 재개일을 포함해 5거래일 연속 내림세를 보인 바 있다. 공매도 첫날 잔고 상위 종목을 중심으로 지수를 끌어내렸지만, 다음 날부터 안정세를 찾으며 꾸준히 상승세로 나타났다.
공매도가 재개 이후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 해소가 시장 전반의 투자심리를 회복시킨 것이란 게 증권가의 해석이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공매도가 재개된 지난주 국내 주식시장은 나쁘지 않았는데, 코스피는 3주 만에 올랐다"며 "철강·은행·운송 등 경기 민감 업종 주가가 강했고, 아직 이 업종들의 주도 국면은 끝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그동안 국내 증시의 불확실성의 하나로 꼽히던 공매도 우려가 해소되면서 코스피의 상승을 기대하는 투자심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4월 미국 고용지표가 예상 밖으로 저조하면서 양적완화 축소 우려가 다소 해소된 점도 우호적이다.
미국 4월 비농업 취업자 수는 전월 대비 26만6000명 증가에 그쳤고, 2~3월 실적치도 속보치에 비해 7만7000명 하향 조정됐다. 실업률 5%대 진입 전망이 무색하게 실제 실업률은 3월 6.0%에서 4월 6.1%로 높아졌다. 취업자 수가 늘고 있지만, 시장 참여자 대다수가 예상했던 증가 폭과 노동시장 개선 속도에 비해선 다소 실망스러운 수준이다.
이승훈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고용증가와 실업률 하락이 속도를 내는 시점은 실업급여 증액지급 종료가 임박한 7~8월이 될 가능성이 크다"며 "2분기 이내에 연준이 시장 기대를 앞서 나갈 정도의 통화정책 정상화를 단행할 유인이 크지 않음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언급한대로 테이퍼링 논의를 시작하려면 3월과 같은 양호한 고용보고서 몇 건을 더 봐야 한다"며 "이처럼 연준이 실제 고용데이터 개선을 본 이후에 테이퍼링 논의를 개시할 개연성을 고려한다면, 7월보다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윤곽을 제시할 공산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