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서울 용산구 한 의류매장에서 직원들을 폭행한 것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된 피터 레스쿠이에 주한 벨기에 대사 부인의 면책특권 포기 의사를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장하연 서울경찰청장은 10일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사에서 “면책특권 포기 여부에 대해 최종적으로 확인하는 단계”라며 “수사팀에서 (면책특권 포기 의사 관련) 공문을 외교부를 통하지 않고 주한 벨기에 대사관 측에 직접 보냈다”고 말했다.
피터 레스쿠이에 대사 부인 A 씨는 지난 4월 9일 오후 3시께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한 의류매장에서 직원의 뺨을 때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A 씨는 옷을 구경한 뒤 매장을 나서다 시비가 붙었고, 불쾌감을 느낀 A 씨는 매장을 다시 찾아 직원의 뒤통수를 때리고 말리던 다른 직원의 뺨을 때리는 등 폭행을 했다.
논란이 커지자 피터 레스쿠이에 주한 벨기에 대사는 지난달 22일 공식 성명을 통해 “대사 부인 관련 사건에 깊은 유감을 표하며, 부인을 대신해 피해자에게 사과드린다”면서 “그러나 현재 부인이 뇌졸종으로 입원 치료 중이며, 건강을 회복하고 경찰 조사에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A 씨는 병원에 입원했다가 지난달 23일 퇴원했으며, 레스쿠이에 대사는 경찰 조사에 임하겠다는 입장을 한국 정부에 공식 전달했다.
그러나 ‘외교관계에 관한 빈 협약’에 따라 우리나라에 파견된 외교관과 그 가족은 주재국의 형사처벌 절차로부터 면제받는 ‘면책특권’을 부여받는다. 다만 벨기에 정부가 주한 대사 부인에 대한 면책특권을 포기할 경우 A 씨는 한국 법원에서 형사 재판을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