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재계 이어 미국 재계까지 사면 요구 동참
삼성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를 적극적으로 지원하지 않으면 미국의 전략 파트너로서 위상이 위태롭다는 게 골자다.
국내에서도 경제단체를 비롯해 각계각층에서 이재용 사면 요구가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 재계까지 사면을 촉구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결단을 내릴지 주목된다.
1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암참이 세계 최대 반도체 제조사인 삼성이 미국 내 공급망을 강화하려는 바이든 정부의 노력을 지원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을 경우 한국이 미국의 전략적 파트너로서 위상이 위태로울 수 있다는 내용의 서한을 문 대통령에게 보냈다고 보도했다.
이 부회장이 석방돼야 삼성전자의 대미 투자가 속도를 내고, 바이든 정부 노력을 뒷받침할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사실상 미국 재계가 청와대에 이 부회장의 석방을 건의한 셈이다.
800여 개 회원사를 둔 암참은 68년 역사를 지녔으며, 회원사 절반이 넘는 56%가 미국 기업으로 구성돼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최근 반도체 대란으로 미국 자동차 업체들이 공장 가동을 멈추는 등 파장이 커지자 반도체 등 핵심 기술의 국내 공급망을 확대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제임스 김 암참 회장은 "우리는 삼성의 가장 중요한 경영진의 사면은 미국과 한국 모두의 경제적 이익에 가장 부합한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번 암참의 사면 촉구는 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 간 첫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나온 것이라 주목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과 이달 두 차례에 걸쳐 개최한 반도체 회의에 모두 초청할 만큼 삼성전자를 주요 파트너로 인식하고 있다.
게다가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해 삼성전자에 '투자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현재 170억 달러를 들여 텍사스주 오스틴 시 등에 파운드리 공장을 증설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결단까지 시간이 걸리고 있다.
결국, 미국이 삼성전자와 원활한 의사 결정을 위해 이 부회장 사면을 강조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재계 역시 삼성전자와 다양한 사업분야에서 협력하고 있는 만큼, 이 부회장 사면은 향후 사업 관계 진전에도 긍정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