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인사이트] '없던 일' 된 차기 금감원장 유력 후보…공석 장기화되나

입력 2021-06-09 05:00수정 2021-06-09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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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복(왼쪽) 서강대 교수, 원승연 명지대 교수.
차기 금융감독원장으로 유력하게 꼽혔던 후보군이 인선 대상에서 오히려 제외됐다는 얘기가 흘러나오자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초 금융권에는 이번 주에 새 금감원장이 발표될 것이란 기대감이 형성됐다. 윤석헌 전 금감원장이 퇴임한 지도 한 달이 지난 만큼 원장 선임이 더는 늦어지면 안 된다는 시각도 팽배했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 이상복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원승연 명지대 경영학과 교수는 차기 금감원장 유력 후보로 손꼽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번 주에 영국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출국하기 이전에는 금감원장을 임명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금감원장은 금융위원회의 제청을 받아 대통령이 임명한다.

그런데 최근에 이 교수와 원 교수가 오히려 금감원장 후보군에서 제외됐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이 교수는 지난 2017년 한 언론사 기고에서 금감원의 금융감독 업무 담당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 것이 발목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 교수는 기고문을 통해 “금감원이 공권력을 행사하는 것은 민간 기구가 아닌 공법상의 영조물법인이기 때문”이라며 “금융감독이라는 국가의 본질적인 중요 과제를 영조물법인에 담당하게 하는 것은 민주적 정당성이 취약하다”라고 서술 한 바 있다.

원 교수의 경우 금감원 노조의 교수 출신 반발과 금융위 내부적으로 금감원장 적임자라고 평가하지 않은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얘기가 나온다. 윤석헌 전 원장이 키코(KIKO) 사태 재조사 등으로 금융회사와 대척점에 있었는데 원 교수 역시 윤 전 원장의 방식을 그대로 이어갈 것이란 우려가 컸다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감원장 임명은 대통령 권한이기 때문에 인사가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며 “다만 현재까지 분위기로는 유력 후보가 제외되고 다시 후보군을 물색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차기 금감원장 후보군이 어떻게 다시 압축될지 이목이 쏠린다. 이번 신임 원장은 감독 방향 설정 등 금감원의 감독·검사 방향성보다 내부 조직 안정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 정권이 1년도 안 남은 상황에서 새 금감원장이 감독 방향을 제시하는 것은 부담될 수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금감원 내부에서는 금감원의 인력 감축 등 조직 운영 방안에 대해 외부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인물이 필요하다는 얘기도 나온다.

당초 금감원장 후보에는 관료 출신인 김용범 전 기획재정부 차관, 정은보 한미방위비분담협상 대표, 김종오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비롯해 손상호 전 한국금융원장, 정석우 고대 경영학과 교수, 김은경 금감원 금융소비자보호처장, 최운열 전 국회의원, 정재욱 전 KDB생명 사장 등이 거론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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