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만 모른 '1조8000억' 현대차 GBC 착공… 기간 만료 후에야 '정정'

입력 2021-06-30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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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서울 계동사옥 전경. (사진제공=현대건설)

현대건설이 2016년 수주한 현대자동차그룹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착공 사실을 1년 넘게 '늦장' 정정했다. 해당 공사는 1조8000억 원에 달하는 대규모 공사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2016년 12월 체결한 현대자동차, 현대모비스, 기아자동차 등과 체결한 1조7922억 원 규모 GBC센터 신축공사 계약 기간을 정정한다고 30일 공시했다.

기존 공사 기간은 2016년 12월 23일부터 2021년 6월 30일까지였으나, 종료 시점을 2026년 12월 5일로 변경했다. 계약상 공사 기간은 착공일로부터 79개월인데, 지난해 4월에서야 착공신고를 한 데 따른 것이다.

GBC센터는 지상 105층, 지하 7층 규모로 현대건설은 이 공사 지분 70%를 가졌다. 공사대금은 2015년 매출액 대비 9.37% 규모다. 현대건설이 국내 최상위 건설사란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대규모 공사 수주인 셈이다.

GBC센터 착공 소식은 지난해 4월 언론보도를 통해 널리 알려졌다. 그러나 정작 현대건설은 단일판매·공급계약 공시를 정정하지 않았다. 전자공시가 상장사의 주요 경영 사안을 알리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점과 거래 상대방이 최대주주인 현대차 등이란 점을 고려하면 '소액주주만' 모른 셈이다.

현대건설은 지난 3월 말 기준 소액주주 14만여 명이 회사 지분 53.82%를 보유하고 있다. 이를 이 날 종가로 계산하면 3조4942억여 원이다. 이는 14만여 명에게 3조 원이 넘는 돈을 투자받았으면서도 대규모 공사 진행 상황조차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공시를 정정한 이유도 이날이 공시상 거래 종료일이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 건설사는 단일판매·공급 계약에 유난히 정정이 많다. 이달 들어서만 4건의 공급계약 기간이나 금액을 고쳤다. 변수가 많은 해외수주인 탓으로 풀이된다. 국내 공사 계약도 진행 사안에 따라 변동성이 크다.

GBC센터의 경우는 이미 착공이 시작된 지 1년이 넘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다만, 실질적인 제재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현재 규정상 거래가 취소된 것이 아니므로 특별한 페널티는 없다.

이와 별개로 자금조달에는 적극적이다. 현대건설은 전날 1500억 원 규모 무보증사채를 발행했다. 이는 미래에셋증권, KB증권, 한국투자증권 등이 모두 인수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이날 계약을 새롭게 체결해서 공시를 정정한 것"이라며 "대규모 공사의 경우 딜레이되는 경우도 많고 변동이 크기 때문에 착공 직후 정정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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