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가격 폭등ㆍ로또 멘탈리티 탓
결국 기성세대가 좌절ㆍ불안 만든 것
교육ㆍ주거ㆍ일자리 복지 병행 필요
구정우 성균관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최근 이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자산 불공정을 해결하기 위해 질 좋은 일자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구 교수는 구조적인 계층 상승을 “지금 생존할 수 있는 수단을 확보하는 것이 아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수단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서는 “충분한 보상과 임금을 받을 수 있는 일자리가 필수”라고 지적했다.
구 교수는 우리 사회에서 계층 이동이 어려워진 원인으로 부동산 가격 폭등을 꼽았다. 그는 “과거와 달리 부동산이 어이없게 폭등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청년들이 불안과 박탈을 느끼는 것”이라며 “계층 상승의 사다리가 완전히 닫힌 게 아닌가 하는 의문을 품고 좌절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집을 사지 못한다는 것에 대해 2030 세대가 느끼는 좌절감에 깊이 공감한다”며 “‘코인이 유일한 희망’이라는 말이 2030 전체를 대변하는 말”이라고 했다. 그는 2030 세대의 투자 열풍에 대해 “주식과 부동산을 선점한 기성세대에게 청년들이 정체성을 드러내는 정치적인 메시지를 던지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김종영 경희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2030 청년들이 투자에 빠진 원인을 ‘로또 멘탈리티’로 설명했다. 로또 멘탈리티란 로또처럼 운으로 돈을 벌려는 마음가짐이다. 김 교수는 ‘집단적 로또 멘탈리티’의 이유로 독점 사회를 지목했다. 사회적 자원은 한정돼 있어 자신의 사회적 위치가 원하는 만큼 올라가지 못했을 때 박탈감을 느끼고, 이를 해소하기 위해 로또 멘탈리티에 빠진다는 것이다. 그는 현재 우리 사회의 로또 멘탈리티 현상이 더 심해졌다고 봤다. 김 교수는 “최근 코로나19 확산과 같은 특수한 상황, 구조적인 문제, 정부 정책의 잘못으로 인해 사회 전반적으로 로또 멘탈리티가 너무 강해졌다”며 이 때문에 투자 붐이 일었다고 분석했다.
구 교수는 투자 붐에 따라 근로소득이 천대되는 상황을 우려했다. 그는 “청년들이 꺾이고 불안해하고 좌절하는 상황은 기성세대가 만든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자산 불공정이 심화하는 현재 교육·주거·일자리 복지의 중요성을 꼬집었다. 그는 “독점 체제를 해체해야 한다”며 ‘인프라 독재’에 맞서는 ‘인프라 민주주의’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장기적으로 서울에 집중된 독점을 분산해서 다른 곳에서도 살기 좋은 인프라를 조성하면 되는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는 교육·주거·일자리에서의 복지를 병행해 자산, 소득 격차를 줄일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